전체 글575 첫사랑을 당신은 잊었나요 얼마 전 40/50대 부부들이 모여 저녁을 먹으며 있었던 일이다. 이런 모임이 늘 그러하듯이 그날도 남자들은 한쪽에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여자들은 커피와 후식을 준비하고 오며 가며 이야기를 거들고 있었다. 한 남편이 말하기를 요즘 들어 부쩍 첫사랑이 그리워진다고 한다. 그의 첫사랑은 초등학교 단짝이었는데, 늘 손을 잡고 함께 다녔다고 한다. 이제는 아마도 손자 한두 명쯤은 두었을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꼭 한번 보고 싶단다. 그러자, 다른 이도 첫사랑이 있었다며 자기도 만나고 싶다고 한다. 그 역시 첫사랑의 대상은 초등학교 짝꿍이다. 사랑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어린 초등학교 친구들을 들먹이는 걸 보니 진짜 마음에 숨겨둔 첫사랑은 따로 있는데 아내들 앞에서 꺼내기가 머쓱하니 옛동무들 .. 2020. 7. 2.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중편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그의 데뷔작이다. 그는 이 소설로 군조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등단하였다. 1979년 29세가 된 주인공은 미국 작가 '데릭 하트필드'를 생각한다. 그리고 1970년 8월 8일부터 8월 26일까지, 18일간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는 '쥐'라는 별명의 친구와 제이스 바에서 술을 마시는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친구 없이 혼자 맥주를 마시다가, 화장실 바닥에 쓰러진 새끼손가락이 없는 여자를 발견한다.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고, 걱정이 되어 그 집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일주일이 후, 거리를 거닐던 그는 우연히 레코드 가게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 여자를 다시 만난다. 여자에게 같이 밥을 먹자고 하지만, 그녀는 거절한다. 며칠 후,.. 2020. 7. 1. 돌고래와 사는 부엉이 세상에는 크게 네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들을 동물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부엉이형 - 매우 이성적이다. 마치 먹이를 위에서 내려다 보고 사냥하듯이 널리 본다. 자신감이 있고 지략이 뛰어나다. 이유 없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단점은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어 외톨이가 되기 쉽다. 회사의 간부직원 중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수달형 - 수달이 끊임없이 댐을 만들듯이 열심히 일을 한다. 청사진이나 설계도를 펴 놓고 하나씩 맞추어 나가며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좋아한다. 단체에 소속되어 자기가 맡은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가계부를 적고 고지서를 날짜별로 계산해서 정리하며 옷장이나 장롱은 잘 정돈되어 있다. 여우형 - 빠르고 약다. 끊임없이 먹이를 찾.. 2020. 6. 30. 졸혼, 생각해 보셨나요? 어떤 연예인이 '졸혼'을 했다는 소식 이후, 한국에서는 졸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들었다. '졸혼' 이란 나이 든 부부가 이혼하지 않으면서도 각자 자신의 남은 여생을 자유롭게 살며 즐기기 위해 선택하는 새로운 노부부의 생활방식이다. 황혼이혼과 달리 졸혼은 법적으로 이혼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각자 삶을 위해서 별거하거나 동거를 하더라도 일절 그 사람의 삶에 개입하지 않는 결혼생활을 말한다. 그러나 말이 좋아 졸혼이지 결국은 이혼의 전 단계가 아닌가 싶다. 내가 사는 밸리는 1950년대 베이비 붐이 한창 시작될 때 형성된 동네라 대부분의 집들이 환갑을 넘기고 있다. 같은 나이라도 보존 상태는 모두 다르다. 거의 새집과 다름없는 집이 있는가 하면, 곧 무너져 내릴 듯 형편없는 집들도 있다. 요즘은 아예 .. 2020. 6. 30.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자라면서 부모님으로부터 “사랑한다” 는 말을 들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유독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70/80 세대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을 것이다. 연인들 사이에도 사랑한다는 말을 입에 담기가 쉽지 않았던 시절이다. 쑥스러워 말로는 하지 못하고 편지로 써서 주저하며 건네곤 했었다. 외국 영화를 보면 서양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사랑한다고 말하곤 했다. 나중에 영어를 배우며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love” (사랑)이라는 단어는 그때까지 내가 알고 지내던 “사랑”이라는 단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인들은 많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나 “사랑”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사과나 바나나를 사랑하고, 야구와 미식축구를 사랑하며, 뜨거운 여름 햇살을 사랑한다. 요즘은 한국인들도 미국 사람.. 2020. 6. 29. 할리우드 영화 같은 소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장편소설 ‘템테이션’은 할리우드 영화와 같은 소설이다. 마침 배경이 내가 사는 LA 지역이라 친숙함이 더 하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무명작가 '데이비드 아미티’의 시나리오가 우연히 TV 방송국에 팔리게 되며, 그는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와 작업을 할 기회를 잡게 된다. 그가 쓴 시트콤 '셀링 유'가 인기를 얻으며 갑자기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얻게 된다. 사람들이 그의 주변에 모여들고, 그는 폭스사의 젊고 아름다운 이사 ‘샐리’와 바람을 피우게 된다. 그의 무명시절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아내는 그가 돌아올 것을 기다리지만 그는 결국 그녀와 헤어진다. 1부는 아미티지의 성공과 억만장자 ‘필립 플렉’의 섬에 들어가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엄청난 부를 지닌 플렉에게 돈으로.. 2020. 6. 29. 이전 1 ··· 90 91 92 93 94 95 9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