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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by 동쪽구름 2020. 7. 1.

무라카미 하루키의 중편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그의 데뷔작이다. 그는 이 소설로 군조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등단하였다.

 

1979년 29세가 된 주인공은 미국 작가 '데릭 하트필드'를 생각한다. 그리고 1970년 8월 8일부터 8월 26일까지, 18일간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는 '쥐'라는 별명의 친구와 제이스 바에서 술을 마시는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친구 없이 혼자 맥주를 마시다가, 화장실 바닥에 쓰러진 새끼손가락이 없는 여자를 발견한다.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고, 걱정이 되어 그 집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일주일이 후, 거리를 거닐던 그는 우연히 레코드 가게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 여자를 다시 만난다. 여자에게 같이 밥을 먹자고 하지만, 그녀는 거절한다. 며칠 후, 그녀에게서 전화가 와 만나게 되고 여자와 친해진다.

 

도쿄로 돌아간 그가 학기를 마치고 겨울에 다시 돌아와 보니, 여자는 어딘가로 이사를 가버렸다. 그는 결혼을 하고, 친구 쥐는 매년 소설을 써서 그에게 보내온다. 그들은 그렇게 어른이 되어 버렸다. 

 

163페이지 분량의 중편 소설이지만, 방황하는 청춘, 약간은 뜬금없는 대화, 끝이 없는 결말, 상황마다 배경으로 등장하는 음악 등, 하루키 특유의 문체가 모두 들어있다. 하루키의 자전적 이야기임을 짐작케 한다.

 

늘 그렇듯이 하루키의 소설은 나의 시계를 한 40년쯤 돌려놓고는 한다. 잠자리에 들며 시작한 책을 다 끝내고 나니, 12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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