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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by 동쪽구름 2023. 8. 24.

BNRF에서 수사팀을 이끌던 ‘록산 몽크레스티앙’ 경감은 파리에서 벌어진 극렬 시위 진압 과정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한직인 BANC로 전출되며, 센 강에서 발견된 이름 모를 여인에 대한 사건에 말려든다.

 

하천경찰대가 익사 직전의 한 여인을 구조한다. 옷을 전혀 걸치지 않은 알몸의 그녀는 손목에 시계와 팔찌를 차고 있고, 다리에는 담쟁이덩굴로 만든 왕관, 얼룩무늬 모피 문양 문신이 새겨져 있다. 기억을 잃은 상태라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병원으로 이송하던 길에 여인은 몰래 도망친다. 그녀가 머물렀던 경찰청 병실에는 금빛 머리카락과 소변이 남아 있다. 

 

여인의 머리카락과 소변으로 유전자 검사를 해본 결과, 그녀는 독일 출신의 유명 피아니스트 ‘밀레나 베르그만’이다. 하지만 밀레나는 이미 1년 전에 에어프랑스 항공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그녀가 차고 있던 시계를 추적하며 록산은 밀레나가 유명 작가 ‘라파엘 바타유’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라파엘은 록산이 부임한 한직의 선임자 ‘마르크 바타유’ 국장의 아들이다. 바타유 국장은 며칠 전 층계에서 굴러 병원에 혼수상태로 있다. 

 

이들 부자에게는 가슴 아픈 상처가 있다. 라파엘에게는 ‘베라’라는 여동생이 있었다. 어머니가 치과의사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10살의 라파엘은 치과의사에게 어머니와의 관계를 청산하지 않으면 이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겠다는 편지를 보낸다. 이를 받은 치과의사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고, 서둘러 그를 만나러 간 어머니는 더운 날 잠든 베라를 차에 남겨둔다. 베라는 고온과 탈수로 죽고 만다.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바타유 국장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며 항암치료를 거부한다. 경찰 일도, 삶도 이제 지쳤다고 한다. 라파엘은 아버지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사귀는 여자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그녀가 밀레나 베르그만이라고 한다. 그녀가 사고로 죽기 전의 일이다. 

 

아버지는 밀레나를 만나고 싶어 하지만, 라파엘은 그녀를 알지도 못한다. 결국 그녀의 역할을 해 줄 배우 ‘갸랑스 드 카라덱’을 고용한다. 의사로부터 아버지가 얼마 더 못 살 것이라는 말을 들은 후, 이번에는 밀레나가 아기를 임신했다는 거짓말을 한다. 손자를 보게 된다는 희망 때문인지, 아버지는 점차 건강을 회복한다. 

 

그런 와중에 비행기 사고로 밀레나가 사망하며 라파엘은 더 이상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런데 죽은 그녀가 살아 있다니, 그것도 임신한 상태로. 

 

372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소설이지만 이야기는 이제 조금씩 재미있어진다. 남어지 이야기는 후편으로 이어진다. 근데 그 후편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은 내 개인적으로는 다소 실망스러운 책이다. 책은 물론 매우 재미있다. 이런 류의 장르소설은 기욤 뮈소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기발한 착상과 이야기 전개는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는 이야기 전개에 필요치 않는 내용들로 분량을 늘려놓은 인상이다. 작가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책을 더 팔아보겠다는 상술이라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속편이 나오면 꼭 구해서 읽어볼 것이다. 기욤 뮈소의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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