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해피 플레이스

by 동쪽구름 2023. 7. 4.

영어 원서의 경우 LA 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올라오는 책들을 찾아서 읽는다. 당연히 클래식은 없다. 지난 몇 달 동안 ‘I Have Some Questions for You,’ ‘The White Lady, ‘The Idiot’ 등, 3권의 책을 빌렸다가 다 읽지 못하고 중간에 덮고 말았다.

 

처음부터 흥미진진한 책은 드물다. 대개는 40-50 페이지 정도 읽어 주인공을 알게 되고 그들이 처한 상황에 익숙해져야 책 읽는 속도가 붙는다. 어떤 이유에선지 이 3권의 책은 읽다가 덮어두었고, 그렇게 1-2주 지나고 나면 흥미를 잃게 된다. 

 

그리고 집어든 책이 작가 ‘에밀리 헨리’의 ‘해피 플레이스’(Happy Place)다. 달달한 로맨스 소설이다. 미국에서는 로맨스 소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책 구매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임에도, 로맨스 소설의 경우, 2022년에 매출이 52% 나 증가했다고 한다. 로맨스 소설이 인기를 끄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현대인의 삶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본다.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어 잠시 자신의 일상을 잊고 주인공과 함께 그들의 삶을 살게 된다. 

 

‘헤리엇,’ ‘사브리나,’ ‘크리오’ 세 사람은 대학 신입생 시설 기숙사 룸메이트로 만난 친구들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10년 동안 이들은 매해 메인에 있는 사브리나 아버지의 별장으로 휴가를 왔다. 아버지의 6번째 부인이 이 별장을 팔기를 원해 사브리나는 마지막 휴가로 친구들은 초대한다. 

 

헤리엇에게 이 별장은 ‘행복한 장소’(Happy Place) 다. 이곳에 오면 바쁜 삶과 걱정거리를 모두 내려놓고 친구들과 와인과 해산물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별장에 도착한 그녀는 5달 전에 헤어진 약혼자 ‘윈 카너’를 발견한다. 게다가 그는 친구들 앞에서 아직도 두 사람이 연인인 듯 행세한다. 

 

여기서부터 책은 두 가지 시간대로, 이들이 처음 만나게 된 대학시절과 현재, 이야기가 갈린다. 윈은 사브리나의 약혼자 ‘팔스’의 절친이었다. 친구들은 헤리엇과 윈이 사랑에 빠지는 것을 지켜보며 모두 즐거워했다. 두 사람은 마치 소울 메이트 같았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두 사람은 뉴욕시의 아파트로 이사해 헤리엇은 의과대학에 진학하고 윈은 책방에서 일을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장래를 약속한다. 크리오가 유기농 농업을 배우기 위해 벨리즈로 가고, 사브리나와 팔스가 법대에 진출하며 친구들은 자주 만날 수 없게 되고 다소 멀어진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수술전문의 레지던트 2년 차인 헤리엇은 지치고 피곤하다.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파킨슨 병 진단을 받자 윈은 고향인 몬태나로 돌아가고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그녀는 윈에게서 제대로 설명도 없이 이별 통보를 받았다. 8년 간의 연애가 4분 통화로 끝났다는 것을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 별장에서 마지막으로 모인 친구들은 서로 모르는 비밀들을 가지고 있다. 

 

술에 취하고 다투고 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며 이들에게 늘 행복의 장소였던 별장의 마지막 여행도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헤리엇은 자신이 원했던 것은 의사가 아니며 다만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깨닫고 여행이 끝난 후,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병원 일을 그만둔다. 몬태나 윈에게로 가서 도자기 굽는 일을 시작한다. 

 

사랑과 우정,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게 하는 책이다. 여름날 휴가지에서 또는 캠프장이나 바닷가에게 읽기 좋은 책이다.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인종의 얼굴  (2) 2023.07.25
믿는 인간에 대하여  (2) 2023.07.13
저만치 혼자서  (1) 2023.06.25
라틴어 수업  (1) 2023.06.21
빵 굽는 타자기  (1) 2023.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