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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Kill Boksoon (길복순)

by 동쪽구름 2023. 4. 7.

싱글맘 ‘길복순’(전도연 분)은 전문 킬러다. 청부살인업체들이 연합해서 만든 회사 엠케이의 대표 ‘차민규’(설경구 분)가 가장 아끼는 에이스. 킬러들의 세계에서 그녀는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10대의 딸을 다루는 일에는 서툰 엄마다. 회사와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그녀는 딸을 위해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회사에는 세 가지 규칙이 있다. (1) 미성년자는 죽이지 않는다. (2) 회사가 허가한 작품만 한다. (3) 회사가 허가한 작품은 반드시 시도한다. 그리고 이 규칙을 어기면, 회사는 규칙을 어긴 킬러를 처리해야 한다.

 

어느 날, 차민규는 그녀에게 두 개의 미션을 내놓고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 한쪽은 블라디보스토크, 다른 쪽은 서울이다. 그녀는 딸을 생각하며 서울을 택한다. 이 선택이 그녀와 관련된 모든 사람의 운명을 바꿔 놓는다. 

 

사춘기인 그녀의 딸 길재영(김시아 분)에게는 엄마가 모르는 비밀이 있다. 그 비밀 때문에 학교에서 같은 학년의 남자아이에게 협박을 당한다. 그 일로 재영은 남자아이를 가위로 찔러 학교를 그만두어야 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재영도, 상해를 입은 아이도, 그 곁에 있던 재영의 친구도 그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블라디보스토크로 간 차민규는 맡은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지만, 서울 일을 선택했던 길복순은 청부살인의 동기를 알아내곤, 살인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회사에는 실패했다고 보고한다. 

 

차민규의 동생이자 엠케이 이사인 ‘차민희’(이솜 분)는 늘 길복순을 질투한다. 차민규의 이복동생이라 하지만, 언듯 보면 두 사람의 관계는 그 이상으로 보인다. 차민희는 이 일을 트집 잡아 길복순을 제거하려 하지만, 길복순은 인턴사원 ‘영지’(이연 분)와 함께 킬러들을 물리치고 살아남는다. 

 

한편, 조금씩 엄마에게 마음의 문을 연 재영은 자신은 여자 아이가 좋다고 고백한다. 좋아하는 여자 아이와 키스하는 장면을 찍어 자신을 협박하던 아이를 가위로 찌른 것은 실수였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엄마의 가방에서 총과 가짜 여권을 본 적이 있다고. 혹시 엄마가 일한다는 이벤트 회사가 국정원이 아닌가고 묻는다. 

 

재계약에 사인을 하기로 한 날, 회사로 찾아 간 길복순은 사인할 만년필로 차민희를 살해하고 피 묻은 만년필을 차민규에게 보내 킬러들의 결투를 신청한다. 

 

전도연은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다. 그녀는 화려하지도 않고 글래머 하지도 않지만, 귀엽고 아련한 매력이 있다. 오랜만에 본 그녀의 모습에서 이제 귀여움은 많이 사라졌다. 맡은 배역이 나이 든 중년 여성이라 분장을 그렇게 한 탓인지 모르지만, 눈가의 주름 하며 이제 50이라는 나이가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그래서 아련함은 더 돗 보였다. 

 

영화보다는 시리즈 물로 만들었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민규와 길복순의 만남, 차민규와 동생 차민희와의 관계, 길재영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인턴사원 영지 등, 너무 많은 이야기를 그냥 지나쳐 온 느낌이다. 

 

나는 자칫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놓칠 뻔했다. 장면이 끝나고 출연배우들의 이름이 하나씩 올라오기에 영화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아이패드를 꺼버렸다. 이 글을 쓰려고 자료를 찾아보며 마지막 장면을 놓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는 열린 결말로 끝이 난다. 할리웃 영화라면 당연히 후편이 나올 수 있다.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니 속편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영화 시작에 등장하는 야쿠자 ‘황정민’의 연기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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