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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by 동쪽구름 2023. 3. 22.

나는 여행기를 좋아한다. 비록 간접 경험이긴 하지만 여행기를 통해 내가 쉽게 가 볼 수 없는 나라와 도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7년 동안 50개국을 혼자 여행하고 썼다는 ‘카트린 지타’의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는 그동안 내가 읽었던 여행기와는 사뭇 다른 내용의 책이다. 

 

10년 동안 건축학을 공부하던 그녀는 자신이 건축을 선택한 것은 자신의 열정이기보다는 건축가인 아버지의 영향이었음을 깨닫고, 대학원에 진학하며 언론학으로 전공을 바꾸어 기자가 된다. 10년 동안 언론사의 기자로 일하며 결혼과 이혼을 경험하고, 자신이 일중독에 빠진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찾은 커리어가 셀프심리코칭.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행을 하며 어떻게 자신을 찾고 스스로를 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한다. 

 

일과 일상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그녀는 수녀원으로 여행을 떠난다. 직업상 끊임없이 말을 하던 그녀는 수도원의 침묵이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금방 수도원 생활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침묵을 통해 대화가 필요했던 상대를 만난다. 바로 자신이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지금의 삶이 만족스러운가? …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갈 수 있는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들이 나에게 중요한 것들인가? 지금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는가?” (수도원에서 배운 인생의 지혜) 

 

그녀는 사람들이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목표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목적지는 멀고 중간에 길은 수십 갈래로 갈라지기 때문에 그 길은 한없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며 우리는 혼란에 빠진다.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원했던 방향으로 꾸준히 성실히 가면, 우리는 반드시 그곳에 다다를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우리를 버티게 한다) 

 

“중요한 것은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행복한 삶이란 일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삶도, 돈을 많이 버는 삶도 아니다.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생긴 스트레스를 좋은 자극이자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돌보는 삶이다. …일에 시간을 쏟는 만큼 쉬는 데도 시간을 쓰라. 휴식이 없다면 성공도 없다.” (생각할 시간을 가져라, 확신이 설 때까지) 

 

우리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아무것도 못한 채 절망에 빠진다.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문제를 회피하려 한다. 생각해 보니 나도 다르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버렸다. 세월이 지나니 어떻게든 그 자리를 떠나게 되었지만, 결코 잘 마무리되지는 않았다. 

 

독일의 심리학자 ‘게오르크 피퍼’는 삶이 엉망이 돤 사람들의 마음을 ‘쏟아진 옷장’에 비유한다. 옷장이 쏟아지면 사람들은 민망한 마음에 서둘러 물건을 쑤셔 넣고 옷장 문을 닫아 버리려고 한다. 쑤셔 넣은 옷가지 때문에 문은 닫히지 않고, 물건은 계속 바닥으로 쏟아진다. 이때는 힘들더라도 옷장 문을 활짝 열고 물건을 모두 꺼내야 한다. 그리고 버릴 것은 버리고, 셔츠는 셔츠끼리, 양말은 양말끼리 차곡차곡 정리를 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후에 해야 할 일) 

 

그녀는 여행의 가장 큰 소득은 자신을 마주하며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여행지에서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그런 일들을 해결하며 자신감을 얻게 된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과 그들의 이야기도 우리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일들이다. 

 

후반부로 가면 혼자 여행하는 요령, 자신의 경험담, 그리고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가벼운 여행담이 아니라, 읽고 나면 심리상담을 받은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나이나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공감하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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