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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여긴 모두 착한 사람들입니다

by 동쪽구름 2022. 10. 23.

'애슐리 플라워스'의 신작 소설 ‘여긴 모두 착한 사람들입니다’(All Good People Here)를 읽었다.

 

인디애나 주의 작은 마을 '와카루사' 사람들은 실종된 지 몇 시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6살 소녀 ‘제뉴어리 제이콥’을 기억한다. 그녀를 살해한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그녀의 이웃 친구였던 ‘말고’는 어른이 되어 언론사의 기자가 되었고, 20년 만에 치매를 앓고 있는 아저씨를 돌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마을은 마치 타임캡슐에 들어있었던 듯 변한 것이 없다. 

 

며칠 후, 이웃 마을에서 5살 소녀 ‘나탈리’가 비슷한 상황으로 실종되었다가 죽은 채 발견되며, 성폭행의 흔적도 있다. 말고는 두 사건이 연쇄살인범의 범행이라고 단정 짓고 살인범을 찾아 나선다. 사건을 파고들수록 그녀는 경찰, 이웃, 그리고 가족들까지 모두 비밀을 숨기고 있음을 알게 된다. 

 

요즘 발표되는 대부분의 장르소설이 그러하듯이 이 책도 20년 전 과거와 현실을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20년 전 이야기는 제뉴어리의 부모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현재는 말고가 이야기를 풀어 간다. 

 

제뉴어리의 엄마인 ‘크리시’는 쌍둥이를 임신한 후 ‘빌리’와 원치 않는 결혼을 했다. 댄서가 되어 뉴욕의 무대로 진출하는 것이 꿈이었던 그녀는 대신 딸에게 댄스를 가르쳤으며, 제뉴어리는 각종 대회에 나가 상을 타며 지역사회의 인기를 모았다. 제뉴어리가 죽자, 사람들은 그녀가 질투로 딸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한다.

 

크리시는 딸을 살해한 범인이 쌍둥이 남매인 아들 ‘제이스’라고 생각했으며, 그를 보호하기 위해 딸의 시체를 옮겨 놓았다. 그날 밤, 소리에 잠을 깬 크리시는 지하실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내려가 피를 흘리고 죽어 있는 딸과 잠옷에 피를 묻히고 서 있는 아들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녀는 누군가 밖에서 침입한 것처럼 지하실 창문을 깨고, 딸의 시신을 차에 싣고 나가 근처에 버렸던 것이다. 

 

경찰은 범인을 찾지 못하고, 딸이 죽은 후 이웃과 발을 끊고 살던 크리시는 후에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은 그녀가 딸을 죽인 죄의식에 자살을 했으리라 추측한다. 

 

사건을 파헤치는 말고에게는 경고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계속 범인을 추적하며, 마침내 제이스를 찾아 그를 인터뷰한다. 그 과정에서 제이스는 자신이 누이를 죽인 것이 아니며, 그날 밤 이미 죽어 있는 누이를 발견한 것이라는 고백을 듣는다. 

 

나탈리의 사건을 파헤치던 말고는 범인으로 추정되는 ‘엘리엇 월러스’가 이용하는 창고에 숨어들어 확실한 증거를 찾아낸다. 상자 속에는 어린 소녀들의 사진과 물건들이 발견되는데,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여러 명의 사진 속 소녀들이 실종되었거나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제뉴어리와 나탈리의 자료도 상자 안에 들어 있었다. 제뉴어리를 제외한 다른 소녀들의 몸에서는 성폭행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말고의 신고로 엘리엇은 검거가 되고 그녀는 신문에 특종 기사를 싣게 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큰 반전으로 이어진다. 말고가 돌보는 치매에 걸린 아저씨 ‘루크’는 제뉴어리의 부모인 크리시/빌리와 친구였으며, 크리시와 사랑을 나누던 사이였다. 크리시는 결혼 전에 임신을 하고 있었으며, 빌리는 쌍둥이의 아버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범인의 정체와 범행 동기는 에필로그에 가서 드러나게 된다. 

 

나는 이 책의 결말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추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열린 결말로 책이 끝나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는 반전을 너무 많이 꼬아 넣어 읽는 동안 흥미는 있지만 다 읽고 나면 작가에게 너무 끌려다녔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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