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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2021년 크리스마스

by 동쪽구름 2021. 12. 28.

크리스마스 날, 딸아이는 시집 모임에 간다고 해서 참석하지 못하고, 큰 아들과 셋째 아들네, 누이동생과 함께 이른 저녁을 먹었다. 디저트를 앞에 놓고 선물 교환이 시작되었다.

 

부모님 살아생전에 하던 대로 가장 어린아이를 시작으로 나이 순서로 선물을 받았다. 다들 형편이 좋아졌는지, 아니면 모처럼 오랜만에 만난 탓인지 여느 때보다 푸짐한 선물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내 차례가 되었다. 셋째 아들이 건네준 카드 안에서는 기프트 카드 대신 긴 사연과 내 이름으로 자선단체에 $200을 기부한 영수증이 들어 있었다. 카드에는 이런 사연이 적혀 있었다.

 

(브라이언이 준 카드)

“내가 고등학생이던 때, 아빠는 삼촌, 고모들과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선물교환 대신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했어요. 나는 그때 선물을 받고 싶다는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그 의견에 크게 반대를 했었죠. 그 일을 잊을 수 없어요. 그 후 그날 나의 행동을 매우 부끄럽게 여겨왔어요. 나는 남에게 너그럽고 베푸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더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해요. 

 

몇 년 전부터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기부하는 일을 시작했어요. 금년에는 푸드뱅크에 기부를 했고요, 샌디에이고 지역에서 과학을 공부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지원하는 단체에도 기부를 했어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선물 대신 아빠 이름으로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기로 했어요. 

 

아빠도 알고 있겠지만 소아마비 연구를 위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만든 'March of Dimes'이라는 단체에 기부를 했어요.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나스 샐크’ 박사도 March of Dimes의 지원을 받았어요. 우리 회사에서는 2대 1로 내가 낸 기부금에 매칭을 해줘요. 그래서 합계 $600 가 March of Dimes로 가게 돼요. 요즘 이 단체는 산모와 아기의 치사율을 낮추고 빈부로 인한 건강의 격차를 줄이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아빠도 이들이 하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셨으면 해요. 앞으로 내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에는 선물 대신 아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선단체에 기부를 해 주셨으면 해요. 

 

아빠를 사랑하는 아들, 브라이언 드림”

 

아이들 앞에서 하는 말이 씨가 되어 훗날 열매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시고 떫고 쓴 열매보다는 탐스럽고 달콤한 열매가 되는 씨앗을 많이 나누어 주어야겠다. 

 

(조카들에게서 받은 쿠폰)

함께 사는 조카아이들에게서는 세차, 마당 가꾸기, 설거지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선물 받았다. 

 

크리스마스는 시즌은 내가 일 년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산타는 내게 푸짐한 선물을 안겨주고 갔다. 다음 크리스마스까지는 열 손가락을 다 쓰고도 하나가 모자라는 11달이 남았다. 하지만 마음은 벌써 다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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