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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7

단풍이 아름다운 까닭은… 지난가을 신문을 보다가 평생에 한 번은 가보아야 하는 드라이브 코스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그중에 샌디에고의 79번 국도가 있었다. 봄에는 꽃이 예쁘게 피고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다는 말에 마침 그쪽으로 출장을 갈 일도 있고 해서 신문을 오려두었다. 10월 말 출장길에 아내와 함께 그 길을 찾아갔다. 한 두해 전에 산불이 크게 났었는지 산에는 까맣게 타버린 나무들 사이로 이제 새로 올라오는 어린 나무들 뿐이었고 단풍 든 나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쿠야마카 (CUYAMACA) 호수까지 올라가서야 겨우 노랗고 빨갛게 물든 나무 몇 그루를 볼 수 있었다. 아쉬움이 남아 11월 초 단풍을 보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이번에는 밸리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의 세인트 앤드류 애비 (St Andrew.. 2020. 11. 7.
병원 이야기 (2) 10월 중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검사 3일 전에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당일에는 8시간 금식을 하고 병원에 갔다. 병원 침대는 내 휠체어보다 높아 혼자서는 오를 수가 없다. 남자 간호사를 찾았는데, 마침 점심시간이라 자리에 없어, 여자 간호사 5명의 품에 안겨(?) 침대에 올라갔다. 마취 의사가 들어오고, 마스크를 쓴 것까지는 기억하는데, 깨어보니 회복실이다. 잠시 후, 의사가 오더니 비정상 핏줄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6개월 후에 다시 초음파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 간에 이상이 생긴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아마도 지방간 때문인 것 같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는 메일을 보냈다. 걱정할 것 같아 말하지 않았는데, 대충 상황이 정리가 되었으니 알려주어야 할 것 같았다. 잠.. 2020. 11. 1.
월드시리즈 5차전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였던 커쇼는 이제 전성기를 지나 구력도 떨어지고 체력도 전과 같지 않다. 은퇴 후 언젠가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것이 확실한 그는 온갖 기록과 함께 사랑스러운 가족과 팬들의 사랑까지 고루 갖춘 남부러울 것이 없는 선수다. 딱 하나, 그에게 없는 것은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다. 이제 그 우승반지가 손끝에 와 있다. 5연전, 또는 7연전 시리즈에 두 번 등판하면 투수는 고전을 하게 된다. 이미 그의 공을 겪어본 상대 타자들이 쉽게 속지 않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 주었던 커쇼도 예외는 아니라 5차전 힘든 경기를 치렀다. 게임이 시작하기 전 로버츠 감독은 그에게 회수나 투구 수와 상관없이 21 타자만을 상대하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6회 말, 커쇼는 첫 두 타.. 2020.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