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13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스케치 요령을 배우려고 유튜브를 찾아보다가 우연이 ‘이연’이라는 화가를 알게 되었다. 연필을 종이에서 떼지 않고, 잘못된 선을 지우지도 않고, 몇 번 쓱쓱 하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는 그녀의 솜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게다가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하는데, 제법 내공이 있는 이야기를 한다. 알라딘 중고 책방에서 책을 찾다가 그녀의 책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을 발견하곤 주저 없이 주문했다.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나는 그림 그리는 요령(테크닉)을 가르쳐 주는 책이려니 생각했었는데, 에세이 집이다. 그림을 주제로 쓴 에세이니 만큼 그림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들어 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는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는 이제 30살이.. 2022. 5. 14. 꽈배기의 맛 작가 최민석은 내가 즐겨 듣는 팟캐스트 ‘윤고은의 EBS 북카페’의 월요일 고정 게스트다. 나는 그가 방송에서 소개하는 대부분의 책을 구해 읽었음에도 막상 그가 쓴 책은 읽은 적이 없다. 아마도 그는 자신의 말처럼 인기 작가라기보다는 인기 방송인이 맞는 모양이다. 중고 책방에서 그의 책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한 권을 발견하고 무조건 주문했다. 그렇게 해서 읽은 책이 그의 에세이집 ‘꽈배기의 맛’이다. 이 책은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로 2012년에 나왔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 후 내용을 수정하고 제목을 바꾸어 2017년에 새로 출판한 것이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신문이나 잡지 등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에세이집을 낸다. 하물며.. 2021. 8. 7. 100가지 다른 인생 나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저녁 책을 읽는다.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비용 문제와 편리함 때문에 요즘은 킨들을 자주 사용한다. 굳이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전자책은 집에서 편하게 빌릴 수 있다. 베스트셀러나 신간처럼 인기 있는 책은 예약을 해 놓고 기다리면 2-3주 안에 이-메일로 연락이 온다. 그때 다운로드를 하면 3주 동안 대여가 가능하다. 읽다가 재미없는 책은 주저 없이 내려놓는다. 읽고 싶은 책들이 널려 있는데 굳이 재미없는 책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인문학 서적보다는 소설이나 산문을 좋아한다. 에세이에는 저자의 생각과 인생철학이, 소설에는 다양한 모양새의 삶이 들어 있다. 과대 포장된 자서전이나 논픽션보다는 소설이 훨씬 더 사실적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사람.. 2020. 8. 26.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말하는 법이다 주일미사를 시작하며 바치는 고백 기도는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라는 구절로 시작된다. 생각은 말로, 말은 곧 우리의 행위로 이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목적이 있어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르는 생각들도 있다. 이런 생각들을 이리저리 굴리다 보면 조금씩 커지고 무거워져 어느 순간 마음으로 뚝 떨어진다. 일단 마음에 들어온 생각은 언젠가는 말이 되어 나가고, 그 말은 결국 행동으로 이어진다. 말과 글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누구 말을 들어야 하고, 어떤 글을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이제는 글뿐 아니라 말도 쉽게 지울 수 없다. 철없던 시절에 소셜 네트워크에 남겨 놓았던 글에 발목을 잡히거나, 누군가와 비밀스럽게 나누었던 말이 공개되어 곤란을 겪는 일들을 보게.. 2020. 6. 21.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