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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여행법 ‘하루키의 여행법’은 일상을 떠나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을 먹고 보고 경험한 것을 기록하는 일반적인 여행기와는 다른 책이다. 말 그대로 하루키식의 여행을 담은 책이다. 대부분은 취재를 위해 목적을 가지고 떠났던 여행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하루키는 여러 차례 일본을 떠나 외국에서 장기체류를 했었다. 유럽에서는 집을 빌려 오래 머물며 책을 썼으며, 미국에서도 오랜 기간 살았다. 그래서 좀 더 특별한 여행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책에는 일곱 편의 여행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스트 햄프턴 – 유명한 작가와 배우들이 모여사는 마을이다. 남자가 집을 관리하고 그의 여자 친구가 요리를 하는 여관에 묵었다. 주인 ‘론’은 18세기에 지어진 집을 사서 손수 집을 수리하고 부모와 조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가구와 식기로.. 2022. 12. 2.
안녕 주정뱅이 권여선의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에 실린 소설들의 공통점은 술이다. 주인공들은 모두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독특한 발상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소설이란 결국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WHO 가 2011년 발표한 국가별 알코올 섭취 순위를 보면 한국은 성인 한 명당 14.8리터로 188개 회원국 중 13위였다. 한국에서는 와인이나 맥주보다는 알코올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류수 (소주)를 선호하며 증류수의 소비량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2017년 소주 판매량은 총 36억 병으로, 국민 1인당 70병의 소주를 마신 셈이다. 이곳 미국에서도 코로나 이전 한인타운의 국밥이나 족발집에서 점심시간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테이블이나 빈 국.. 2020. 12. 17.
나도 술을 잘 마시고 싶다 나도 남들처럼 술을 잘 마시고 싶다. 빈대떡이나 해물 파전을 앞에 놓고 막걸리 잔을 주고받거나, 캠프장 모닥불가에서 맥주병을 부딪치며 건배를 외치고, 페티오에 앉아 치즈나 마른 과일을 먹으며 우아하게 와인잔을 들어 올리고 싶다. 하지만 내 주량은 소주 반잔, 맥주 반 컵, 와인은 향을 맡는 정도다. 술 냄새만 맡아도 얼굴이 벌게지고, 술맛을 보고 나면 금방 심장이 벌름거리고 숨이 가빠진다. 남들은 기분 좋으라고 마시는 술이 내게는 힘든 산행과 같다. 사람들은 함께 술을 마시며 친구가 되고, 힘든 이야기를 꺼내 놓기도 한다. 적당히 술이 들어가면 평소에 하지 않는 언행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모양이다. 말이 없던 사람이 마구 말을 늘어놓거나, 얌전하던 사람이 돌출 행동을 하기도 하며, 허물을 벗어 놓.. 2020.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