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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9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도서관에 다녀왔다. 그동안에는 e-북을 킨들에 다운로드해서 대여했는데, 한국책은 e-북이 거의 없다. 자주 도서관에 가는 친구가 최근에 한국소설들이 새로 많이 들어왔다고 하기에 호기심에 가보았다. 도서관 입구 좌측에는 헌 책을 파는 코너가 있다. 사람들이 도서관에 기증한 책을 정리해서 판다. 시니어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며, 봉사 시간이 필요한 학생이나 경범죄 또는 교통 티켓을 받아 벌금대신 사회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와서 일을 하기도 한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법. 책가게에 먼저 들어갔다. 가게 안에 있던 백인 할머니가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반긴다. 한참만에 이창래의 소설 ‘가족’(Aloft)를 집어 들었다. 1달러다. 잔돈이 없어 20불짜리 지폐를 내니 가게에도 .. 2024. 3. 24.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BNRF에서 수사팀을 이끌던 ‘록산 몽크레스티앙’ 경감은 파리에서 벌어진 극렬 시위 진압 과정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한직인 BANC로 전출되며, 센 강에서 발견된 이름 모를 여인에 대한 사건에 말려든다. 하천경찰대가 익사 직전의 한 여인을 구조한다. 옷을 전혀 걸치지 않은 알몸의 그녀는 손목에 시계와 팔찌를 차고 있고, 다리에는 담쟁이덩굴로 만든 왕관, 얼룩무늬 모피 문양 문신이 새겨져 있다. 기억을 잃은 상태라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병원으로 이송하던 길에 여인은 몰래 도망친다. 그녀가 머물렀던 경찰청 병실에는 금빛 머리카락과 소변이 남아 있다. 여인의 머리카락과 소변으로 유전자 검사를 해본 결과, 그녀는 독일 출신의 유명 피아니스트 ‘밀레나 베르그만’이다. 하지만 밀레나는 이미 1년 전에 .. 2023. 8. 24.
파리의 아파트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 ‘파리의 아파트’는 2017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출간된 책이다. 새 작품을 쓸 때마다 한 달씩 파리에 와서 유폐되는 생활을 하는 극작가 '가스파르'는 이번에도 출판대리인 '카렌'이 세를 낸 파리의 아파트를 찾아온다. 휴식을 취하며 피폐된 심신을 추스르기 위해 파리에 온 전직형사 ‘메들린’도 그 아파트로 찾아든다. 임대회사가 실수로 한 아파트를 두 사람에게 빌려 준 것이다. 이 아파트는 천재화가 ‘숀 로렌츠’가 살던 집으로 곳곳에 그의 자취와 흔적이 남아있다. 숀의 어머니는 가사도우미였으며 의사였던 아버지는 단 한 번도 그를 아들로 인정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에도 불구하고 그는 문제아로 자랐다. 청소년기가 끝날 무렵 그는 '불꽃 제조자들.. 2023. 6. 2.
인생은 소설이다 브루클린의 아파트 7층에서 엄마와 숨바꼭질을 하던 세 살짜리 아이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아이를 잃은 엄마는 유명 작가 ‘플로라 콘웨이’다. 플로라 콘웨이는 데뷔작을 시작으로 연속해서 발표한 작품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프란츠 카프카 상을 수상해 국제적인 명성을 획득한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을 본 사람은 없다. 언론 노출을 피하고, 강연 요청도 모두 거절해 왔다. 그녀는 ‘팡틴 드 빌라트’의 출판사를 통해서만 책을 출간한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다. 출입구와 창문은 모두 닫혀 있고, CCTV를 돌려보니 그녀가 딸아이와 숨바꼭질하던 시간에 그 집으로 들어오거나 나간 사람은 없다. 잠시 후, 독자들은 플로라 콘웨이의 이야기는 작가 ‘로맹 오조르스키’가 쓴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 2021.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