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게임 끝나고 첫 경기, 야구장에 다녀왔다. 자리는 평소에 가는 로지 레벨 위, 리저브 레벨이다. 76 주유소에서 개스를 넣고 받은 쿠폰 코드로 산, '하나 사면 하나 공짜' 티켓이다. 조금 높기는 하지만, 전광판 화면은 잘 보여 좋다.
이날을 마침 70년대 다저스에서 3루를 보며 스티브 가비 (1루), 데이비 로페즈 (2루), 빌 러셀 (유격수)과 올스타 내야진을 꾸몄던 ‘론 세이’가 다저스 ‘전설’로 선정되는 날이었다. 과거 팀을 이루었던, 이제는 다들 노인이 된 동료들과 가족이 나와 그를 축하해 주었고, 구단에서는 관중들에게 론 세이 바블헤드를 나누어 주었다.
부상에서 돌아와 첫 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 주었던 '글래스나우'가 등판하는 날이라 좋은 경기라 될 것이라고 기대를 했는데,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3 안타의 빈공 끝에 밀워키에게 2:0으로 패했다. 무키, 오타니, 프리먼, 올스타 3인방 중, 프리먼만 2루타를 쳤고, 무키와 오타니는 합계 8타수 무안타에 스트라이크 아웃을 3개나 기록했다. 다저스의 3 안타 중 하나를 김혜성이 기록했다. 도루는 기록하지 못했는데, 이는 오타니의 타석 때 1점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타니의 한방을 기대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8회, 좌완 투수가 등판하자 데이브 로보츠 감독은 여지없이 김혜성 대신 대타를 내 보냈다. 집에 돌아와 다움 뉴스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로보츠 감독이 도마에 올랐다. 해설을 했다는 김병현까지 나서서 이 정도면 김혜성이 로보츠 감독에게 한번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로보츠 감독의 선수 교체나 작전을 크게 비판하고 나서는 다저스 팬은 이제 별로 없다. 그렇다, 과거 플레이오프 때, 납득하기 어려운 선수교체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매년 플레이오프에 진출,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그리고 현역 감독 중 최고의 승률을 자랑하는 로버츠 감독이다. 그는 통계에 의존하는 야구를 하며 한 경가의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다. 시리즈 결과를 의식하고, 다음 게임을 준비한다.
다시 김혜성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나는 개인적으로 김혜성 선수를 좋아한다. 화면에 비치는 그의 겸손하고 밝은 모습,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플레이 등이 좋다.
김혜성이 ‘토미 에드먼’의 부상으로 메이저리그에 올라왔을 때, 사람들은 그가 오래 머물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혜성은 첫 번 잡은 기회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며 지금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금 김혜성이 잘하고 있는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메이저리그 팀들이 김혜성을 잘 모른다. 그는 장타를 마구 날리고 타점을 올리는 거포가 아니다. 즉, 큰 위협이 아니라는 점이다. 7, 8, 9번을 치며 그 뒤에는 오타니가 나온다. 투수의 입장에서는 김혜성을 피하는 투구를 할 이유가 없다. 특히 4구를 주지 않으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게 된다. 그가 출루한 후에 오타니에게 한방을 맞지 않기 위해서다.
이정후의 부진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중심 타선에 있었다. 초반 홈런과 장타도 치고 타점도 많이 올렸다. 당연히 상대팀들이 그를 분석했고 그의 약점을 집중 공략했다. 메이저리거라면 누구나 겪는 과정이다. 다저스의 ‘앤디 파헤스’가 좋은 예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것처럼 보였는데, 이를 극복하고 주전으로 살아남았다.
다저스는 김혜성을 한 1년 써보고 잔류여부를 결정하려고 데려온 것이 아니다. 3년 계약에 2년 옵션을 하지 않았나. 그의 능력과 잠재력을 확인하고 잘 키워 쓰려고 데려온 것이다. 실제로 벤치의 다른 자원에 비해 김혜성의 출전기회가 크게 적은 적은 것도 아니다.
트레이드 마감 전에 먼시의 부상으로 자리가 빈 3루, 타격이 부진한 외야수 콘포토 자리에 존재감 있는 선수가 들어오지 않는 한, 김혜성은 남은 시즌 계속 메이저에 남아있을 것 같다.
로보츠 감독은 2004년 아메리칸 리그 결승시리즈 4차전 9회 말, 도루에 성공하며 보스턴이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올라 우승까지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세상사란 알 수 없는 일이다. 2025년 플레이오프, 김혜성의 도루가 다저스 역사에 남을는지 누가 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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