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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바튼 아카데미(The Holdovers)

by 동쪽구름 2024. 1. 17.

영화의 한국어 제목인 ‘바튼 아카데미’ (The Holdovers)는 미국의 부유층 백인 집안의 아이들이 다니는 사립 기숙학교다. 

 

1970년, 크리스마스 방학이 되자 학생도 교직원도 모두 학교를 떠나는데 5명의 아이들은 각기 다른 사정으로 집에 가지 못하고 학교에 남는다. 교사들에게는 나름 정해진 순서가 있지만, 당번인 교사가 핑계를 대고 빠져나가는 바람에 학생에게도 교사들 사이에도 인기가 없는 고전 교사 ‘폴 허넘’(폴 지어마티)에게 이 역할이 떨어진다. 

 

허넘이 학교에 큰돈을 기부하는 부자의 아들에게 낙제 점수를 주는 바람에 명문 프린스턴 대학에서 입학이 취소되는 일이 있었다. 그 일로 고초를 겪은 교장이 벌로 허넘을 지명한 것이다. 

 

학교에는 5명의 학생과 허넘 그리고 주방 요리사인 ‘메리’가 남는다.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이들을 양호실에 모여 지내게 한다. 며칠 후, 남아 있던 학생의 부모 중 한 사람이 이들을 가족 스키여행에 함께 데리고 가겠다고 헬기를 가지고 학교로 온다. 허넘은 부모들에게 전화를 해서 허락을 받아 이들을 보내지만, 유일하게 ‘앵거스 털리’(도미닉 세사)의 부모와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 털리의 어머니는 지난여름 재혼한 남편과 신혼여행을 갔다. 결국 털리만 학교에 남게 된다. 

 

월남전이 한창이던 무렵이지만, 바튼 아카데미 졸업생 중에 베트남전에 나가 죽은 사람은 메리의 아들이 유일하다. 대학에 가면 군 입대 연기가 되지만 가난한 흑인인 그녀의 아들은 대학 등록금이 없어 군에 갔다 얼마 전 전사했다. 메리는 아직도 아들을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혼한 적도 없고, 교사가 된 이후 거의 학교를 떠난 적이 없는 허넘은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학교의 여직원 ‘리디아’에게 끌리게 되지만, 그녀에게 남자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곤 실망한다. 리디아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털리와 다툰 후 허넘은 메리, 털리와 함께 털리가 가고 싶다는 보스턴으로 현장학습 여행을 가기로 한다. 

 

메리를 임신한 동생의 집에 내려놓고 허넘과 털리 두 사람은 보스턴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하버드 대학 시절 허넘의 동창을 만난다. 대학 교수가 된 동창 앞에서 허넘은 자신은 해외로 강연을 다니고 있다고 허풍을 떨고, 털리는 그가 책을 쓰고 있다고 거짓말을 보탠다. 동창과 헤어진 후, 허넘은 자신이 하버드 대학에서 퇴학당한 사실을 털어놓는다. 학교에 큰돈을 기부한 부자의 아들이 자신의 논문을 도용한 후 도리어 자신이 표절을 했다고 누명을 씌웠으며, 그 일로 그 친구에게 폭력을 휘둘러 학교에서 쫓겨났던 것이다. 

 

털리가 보스턴에 가려고 했던 것은 정신병원에 있는 아버지를 보고자 함이었다. 이 사실을 알아낸  허넘은 그를 데리고 정신병원으로 간다. 

 

크리스마스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자 털리의 어머니와 새아버지가 학교로 찾아온다. 털리가 정신병원에 가 아버지를 본 일로 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털리의 양부는 그를 이제 군사학교에 보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과연 허넘은 이 위기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오랜만에 보는 폴 지어마티와 우울증을 앓는 10대 역을 하는 도미닉 세사의 연기가 볼만하다. 코미디 드라마지만 잔잔한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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