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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by 동쪽구름 2023. 12. 10.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를 보았다. 

 

‘아만다’(줄리아 로버츠)와 ‘클레이’ (이든 호크)는 자녀들과 함께 바쁜 뉴욕시의 삶을 뒤로하고 롱 아일랜드의 외진 마을에 있는 풀장이 딸린 커다란 저택을 빌려 휴가를 떠난다. 늦은 밤 동부 연안의 대규모 정전사태를 피해 왔다는 흑인 부녀 ‘G.H.’와 ‘루스’가 불쑥 찾아온다.

 

이 저택이 자신들의 집이라고 주장하며, 돈을 일부 환불해 줄 테니 하룻밤을 재워달라고 한다. 아만다는 그들을 의심하지만 결국 지하방을 그들에게 내어 준다.

 

대도시는 정전사태를 맞았지만, 이들에게는 전기와 물이 계속 공급된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먹통이 되고, TV 도 나오지 않아 그들은 바깥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정전사태를 가져온 재앙이 자연발생인지, 인재인지, 사고인지, 전쟁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딸아이가 목격하는 사슴 떼의 이동과, 갑자기 고열과 함께 이빨을 잃게 되는 아들아이, 유리창에 금을 낼 정도로 강력한 굉음 등이 재앙의 원인을 상상하게 해 줄 뿐이다.

 

백인이지만 중상층이 되기 위하여 애쓰는 아만다 부부와 흑인이지만 높은 교육을 받았고 돈도 많은 G.H. 부녀간의 인종적 편견을 엿볼 수 있다. 아만다는 이런 크고 멋진 저택은 흑인 부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클레이는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마을에 다녀올 것을 자청하지만, GPS가 작동하지 않자 길을 잃는다. 그는 마을에는 가지 못하고 겨우 집을 찾아 돌아온다. 

 

‘루만 알람’의 소설 ‘Leave the World Behind’(세상을 뒤로하고)가 원작이다. 영화는 원작에 충실하다. 책에서는 G.H. 와 루스가 부부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영화에서는 부녀관계로 나온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로 진행되며 무슨 일인가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를 키워가지만, 별다른 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관객으로 하여금 이런저런 상황을 상상하게 만든다. 

 

책도 그랬지만 영화도 열린 결말로 끝이 난다. 과연 이들이 재난상황에게 살아남게 될지, 피난처를 찾긴 하지만 그 안에서 잘 지낼 수 있을지, 그들이 남겨둔 세상은 어떻게 될지 등은 모두 관객의 상상에 맡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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