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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악의 시대(Age of Vice)

by 동쪽구름 2023. 2. 21.

인디아 여성 작가 ‘딥티 카푸르’의 소설 ‘악의 시대’(Age of Vice)는 768 페이지에 달하는 긴 장편소설이다. 빈부의 격차, 어마한 규모의 범죄 집단, 그리고 그들과 결탁한 정부관리들과 상류사회를 그리고 있다. 인도판 ‘대부’라고 할 수 있겠다.

 

새벽 3시 뉴델리, 과속으로 질주하던 벤츠 승용차가 순식간에 방향을 잃고 인도를 덮치며 5명의 사람이 죽는다. 차는 범죄조직 대부의 망나니 아들 ‘써니 와디아’가 운전하고 있었지만, 상황이 종료될 무렵에는 그는 사라지고, 그를 섬기는 충복 ‘에이제이’가 남는다. 에이제이는 음주운전과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다. 

 

가난한 사람들 보다 더 하층 계급 출신인 에이제이는 아버지를 잃고 8살 나이에 팔려간다. 그의 누이는 인신매매단에 끌려갔다. 10대가 되어 카페에서 일을 하던 그는 흘러 흘러 와디아 가문에 들어가 써니를 섬기는 충복이 된다. 그는 어린 나이였지만 어머니와 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지니고 산다. 와디아 집단은 그의 이런 약점을 이용하여 누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사창가에 있는 그녀를 찾아 주겠다고 약속한다. 

 

범죄집단을 취재하던 여기자 ‘네다’는 써니의 연인이 되고, 그의 아기까지 임신하게 되지만, 와디아 집단의 협박과 회유에 아기를 없애고 그의 곁을 떠난다.

 

와디아 가문의 아들인 써니는 아버지의 마음에 들지 않는 아들이다. 검은돈으로 지역관리들과 사교계를 주무르고 있는 아버지의 눈에 아들은 나약하게만 보인다. 델리를 새로운 도시로 만들기를 꿈꾸는 써니는 현실의 장벽에 부딪치며 술과 마약, 그리고 여자들에 몰입한다. 

 

써니의 아버지 ‘번티’는 사업의 영역을 넓히고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정치적 영향력이 큰 가문과 사돈을 맺기로 하고, 아들을 결혼시킨다. 써니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 감옥에서 나온 에이제이는 와디아의 라이벌을 살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이번에도 약속은 누이의 안전이다. 하지만 그날 에이제이는 진실을 알게 된다. 그에게 주어졌던 사진은 누이의 것이 아니었다. 

 

한편 써니는 아버지를 제거하는 것만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믿고, 라이벌 집단과 결탁하여 아버지의 살해에 합의한다. 

 

더러 황당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야기는 매우 사실적이며 재미있다. 사랑과 오해, 정경유착, 부정부패, 의리와 배신 등, 범죄물에 등장하는 소재는 모두 갖추고 있다. 곧 TV 시리즈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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