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by 동쪽구름 2023. 2. 18.

이 책에는 "죽음과 죽어감에 관한 실질적 조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나이가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며 자주 죽음을 생각해 보게 된다. 알라딘 중고책방에서 이 책을 발견하곤,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책의 내용은 내 예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저자 ‘샐리 티스데일’은 10년 넘게 완화의료팀 간호사로 일하며 얻은 경험과 지식으로 죽음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죽음을 맞게 되는 환자와 그 가족 및 친지들이 직면하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활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죽음을 준비하는 지침서 같은 책이다. 

 

사람은 누구나 결국은 죽게 된다는 운명을 안고 태어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모두 죽을 것은 알지만 언제 죽을지는 모르기 때문에 잠시 죽음을 잊고 살 수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떤 태도로 죽음을 맞이해야 할까. 저자는 태어나는 것은 선택할 수 없지만, 죽어가는 과정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투병생활을 연명할 것인지, 장례식은 어떻게 치를 것인지, 시신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죽음과 관련된 일들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연명치료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런 치료들이 죽어가는 사람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시신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 시신을 처리하는 다양한 옵션 등 평소 우리가 생각해 보지 않고 알지 못하는 것들을 알려 준다. 시신을 처리하는 방법도 참으로 여러 가지가 있었다. 

 

생을 살며 우리는 중요한 길목에서 늘 준비하고 대비한다.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취업을 준비하며, 결혼도 준비하고, 출산과 양육도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죽음도 평소에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잠시 아프며 시간을 벌어 생을 정리하고 마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마음대도 되겠나. 평소에 가족에게 죽음에 대한 나의 생각을 알려주고 필요한 준비를 해 두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나는 장지와 장례보험은 이미 사 두었다. 성당에 다니고 있으니, 장례식은 성당에서 장례미사로 치를 것이며 미리 사둔 장지에 묻히게 될 것이다. 수년 전 간에 이상이 있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죽고 나면 처리해야 할 일들을 적어 아내에게 메일을 보냈다. 은행계좌를 비롯해 이런저런 인터넷 계정의 ID와 암호를 적어놓은 리스트도 만들어 놓았다. 그 후 의사의 진단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져 언제 죽을지는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니, 아내에게 주었던 메일과 인터넷 계정 리스트를 새로 업데이트해야 할 때가 되었다.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즈번드 시크릿  (2) 2023.02.26
악의 시대(Age of Vice)  (1) 2023.02.21
인생  (4) 2023.02.06
어메이징 브루클린  (2) 2023.02.03
밥벌이의 지겨움  (2) 2023.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