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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파리의 도서관

by 동쪽구름 2023. 1. 22.

‘자넷 스케슬린 찰스’의 장편소설 ‘파리의 도서관’ 은 2차 세계 대전 동안 파리의 미국 도서관 사람들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다. 주인공 ‘오딜 수셰이’는 허구의 인물이지만, 등장인물 대부분이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작가는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자료와 회고록을 찾아 읽고 조사하며 이 책을 썼다.

 

경찰 고위직의 딸인 오딜은 파리에 있는 미국 도서관의 사서로 취직을 한다. 그녀에게는 쌍둥이 남동생 ‘레미’가 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 레미는 군에 자원입대를 한다. 아버지는 그녀를 결혼시키기 위해 매주 경찰 공무원을 집으로 초대해서 딸에게 선을 보인다. 그렇게 해서 만난 ‘폴’이 그녀의 남자 친구다. 

 

오딜은 도서관 직원 및 자원봉사자들과 가족과 같은 친분을 쌓게 되며 , 외교관 남편을 따라와 파리에 거주하는 영국여성 ‘마가렛’과도 친구가 된다. 

 

2차 대전이 발발하고, 파리를 점령한 독일군은 도서관을 찾아와 일부도서를 금서로 압수하고 유대인의 도서관 출입을 금한다. 점령군은 파리에 있는 외국인, 특히 적국인 영국, 미국, 캐나다 국적의 사람들을 핍박한다. 외국국적을 가진 도서관 직원들은 그들을 피해 귀국할 것인지 파리에 남아 도서관을 지킬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오딜과 도서관 직원들은 독일군의 눈을 피해 목숨을 걸고 유대인 회원들에게 책을 배달한다. 이들이 점령군에게 저항하는 방법이다. 

 

책은 1940년대 파리와 1980년대 몬태나를 오가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40여 년 후, 남편을 잃은 오딜은 몬태나 주에 살며 이웃소녀 ‘릴리’와 친분을 쌓게 된다. 릴리는 어머니를 잃고, 얼마 후 아버지는 재혼한다. 새엄마는 연달아 두 명의 동생을 낳는다. 몬태나 릴리의 이야기는 10대 소녀의 성장 소설 같은 내용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며 주민들의 삶은 힘들어진다. 물자가 부족하고 배급은 충분치 않아 늘 배가 고프다. 그 와중에 레미가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수용소에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오딜은 친구인 마가렛의 도움으로 식료품과 필수품을 얻어 레미에게 보내 준다. 

 

마가렛은 사랑 없는 불행한 결혼 생활 중이며, 남편과는 별거 상태다. 오딜은 그녀로부터 독일군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느 날 그 비밀을 남자친구인 폴에게 말해버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미국의 참전으로 전황이 바뀌어 독일군이 퇴각하자, 파리에서는 독일인에게 협력했던 사람들 특히 독일군의 연인이었던 여인들이 공개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폴도 친구들과 마가렛을 찾아가 머리를 자르고 폭행을 가한다. 

 

폴의 손에 끌려 갑작스레 결혼을 한 오딜은 1주일 간의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그동안 도서관에 나오지 않았다는 마가렛을 찾아갔다가 진실을 알게 된다. 절교를 선언하는 마가렛을 뒤로하고 나온 그녀는 무작정 전에 자원봉사를 했던 미군병원을 찾아간다. 얼마 후, 그곳에서 만난 미군의 청혼을 받아 미국으로 오게 된다. 

 

책은 사랑과 우정, 질투와 용서를 이야기하고 있다. 

 

미래를 알 수 없는 전쟁 상황에서 점령군에게 협력을 하거나 사랑에 빠지는 것이 대가를 치러야 하는 죄라고 할 수 있을까? 오딜은 마가렛에 대한 질투 때문에 그녀의 비밀을 폴에게 말했지만, 독일군 연인이 있었기 때문에  마가렛은 오딜에게 식료품과 생필품을 건넬 수 있었던 것이다. 

 

오딜은 호기심 많은 이웃집 10대 소녀 릴리를 만나 마음을 열게 되고 수치스러움에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던 과거를 마주하고 극복한다. 릴리는 상실과 성장의 변화를 겪지만, 오딜과의 인연 덕에 방황하지 않고 사춘기를 보내며 어른이 되어 간다. 

 

책은 매우 재미있고, 비교적 쉬운 영어로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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