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리샴의 신작 소설 ‘판사의 리스트’를 읽었다.
‘The Whistler’(내부고발자)라는 작품에서 ‘레이시’는 범죄조직으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부패한 판사를 조사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한다. 그녀는 그 과정에서 거의 죽을뻔한 위험을 겪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제 곧 40이 되는 그녀는 이제껏 하던 일에 지쳐 변화를 꿈꾸고 있다.
어느 날 그녀 앞에 여러 개의 가명을 쓰는 흑인 여성 '제리'가 나타난다. 그녀의 아버지는 20년 전 살해당하였는데, 사건은 미궁에 빠졌고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아버지의 살해범을 잡고자 20년 동안 범인을 추적하며 그녀는 다른 희생자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의심은 가지만 증거를 찾는 일은 불가능했다. 명석한 두뇌와 인내심을 가진 연쇄살인범은 늘 경찰을 앞질러 간다. 게다가 그는 법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레이시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인 플로리다 주의 판사다. 제리는 레이시가 이 사건을 맡아 조사를 시작해 주기를 바란다.
추리소설에는 범인의 정체를 모른 채 주인공과 독자가 함께 범인을 찾아가는 플롯이 있는가 하면, 독자에게 범인을 알려주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플롯이 있다.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책의 중간쯤에 범인인 판사 ‘베닉’이 등장하며, 그 후 이야기는 판사와 레이시, 그리고 제리 사이를 오가며 이어진다.
살인범은 살해할 사람의 리스트를 작성해서 가지고 있다. 이들은 언젠가 그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며, 일단 리스트에 오른 사람은 수년 동안 추적하다 기회가 왔을 때 실수 없이 살해한다. 그가 처음 살해한 사람은 12살 때 그를 성폭행했던 보이스카웃 리더였다. 그다음이 법대 시절 강의실에서 그를 심하게 망신 주었던 대학교수인 제리의 아버지였다.
연쇄 살인범의 특징은 살해 현장에 자신의 표징을 남긴다는 것이다. 베닉은 둔기로 머리를 내리친 후 나일론 줄로 목을 매어 질식시키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살해한다. 그는 미국의 경찰/치안 제도가 지방자치체계로 운영된다는 점을 이용하여 같은 구역 안에서는 두 번 살인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경찰들은 이들 사건이 연쇄살인이란 사실을 모르고 넘어간다.
제리의 제보로 수사를 시작한 레이시는 사건을 FBI에게 넘기고, 꼬리가 잡힌 것을 안 베닉은 누가 자신의 뒤를 캐내었는가를 역으로 추적한다. 후반부로 가며 이들의 쫓기고 쫓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그리샴이 오랜만에 발표한 서스펜스 넘치는 추리소설이다. 그가 쓰는 소설의 특징은 재미있고, 주인공이 죽지 않으며, 쉬운 영어로 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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