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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기억

키스파를 아세요?

by 동쪽구름 2020. 7. 4.

아이스크림이 잘 팔리는 계절이 돌아왔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얼음과자는 나무젓가락을 꽂아 만든 팥 ‘아스께끼’ 다. 아마도 일본을 통해 들어온 탓에 아스께끼가 되었을 것이다. 요즘 한인마켙에서 파는 ‘비비빅’과 같은 맛이지만 이보다 훨씬 작았다. 미국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팝시클 정도의 크기였을 것이다.

 

크림 맛이 나는 아이스바는 삼강에서 나온 무슨 ‘하드’ 였던 것 같다. 과일향과 우유맛이 나는 노란색 아이스바였다.

 

그후, 장발과 청바지, 그리고 통기타로 상징되던 우리들의 젊음에 어울리는 CM 송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전혀 감각이 떨어지지 않는 클래식 같은 노래들이다.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드려요….’로 시작하는 오란씨,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 둘이서 만나요 부라보콘…’으로 이어지는 부라보콘, 이런 CM 송들은 지금 들어도 좋다.

 

이 부라보콘이 내가 맛 본 최초의 아이스크림 콘이다.

 

‘이런 것이 첫사랑인가’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나온 것이 팥을 넣고 고급스럽게 만든 아이스바인 ‘키스파’다. ‘키스파’는 ‘키스하고 파’을 줄인 말이라고 하던가.

 

키스파를 좋아하는 소녀가 있었다. 그리고 난 그녀를 키스파보다 더 좋아했었다.

 

지금은 'Rite Aid' 가 된 구 'Thrifty' 시절에는 아이스크림 콘이 99센트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주 갔었다. 남가주에서 제일 인기 있는 아이스크림 집은 뭐니 뭐니 해도 ‘배스킨라빈스’ 다. 31일에는 아이스크림 콘을 $1.50에 판다. 31일이 있는 달이면 빼놓지 않고 조카아이들과 간다. 저녁을 먹고 별이 나올 즈음 해서 간다.

 

키스파는 없지만 커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잠시 키스파를 좋아하던 소녀를 생각해 본다.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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