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이야기

인투 더 와일드 (Into the Wild)

by 동쪽구름 2021. 2. 2.

영화 ‘인투 더 와일드’를 (다시) 보았다. 어디서 본듯한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고 전에 본 영화라는 것을 알았지만, 도무지 스토리가 생각나지 않아 마치 처음 본 영화처럼 끝까지 보았다.

 

중산층 가정의 아들인 ‘크리스’는 1990년 ‘에모리’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 그가 하버드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뜻을 저버리고 그는 길을 떠난다. 법대 진학을 위한 학자금 2만 달러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가지고 있던 돈도 불태워 버린다. 크레딧 카드와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도 모두 잘라 버린다.

 

1992년 4월, 크리스는 알래스카 숲에 도착해서 버려진 버스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지내게 된다. 영화는 그가 서쪽으로 길을 떠나 만나는 사람들과 알래스카의 숲에서는 사는 모습을 오가며 이어진다.

 

애리조나에서는 히피인 젠과 레이니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사우스다코타에서는 농장주를 만나 그의 농장에서 밀을 재배하는 일을 하며 여행에 필요한 경비를 번다.

 

그랜드캐년을 지나는 콜로라도 강에서는 카누를 타려다가 면허를 얻으려면 1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몰래 강으로 들어간다. 떠돌다 멕시코 국경까지 가게 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신분확인이 안 된다. 결국 지나가는 화물기차에 올라탄다. 

 

솔튼 시티에서는 우연히 ‘론 프란츠’라는 독거노인을 만나게 된다. 그는 노인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고, 노인은 그에게 가죽공예를 가르쳐 준다. 그가 다시 알래스카를 향해 떠나는 날, 노인은 자신에게는 자식도 없고 가족도 없다며 크리스를 손자로 입양하고 싶다고 한다. 크리스는 여행에서 돌아와서 이야기하자며  길을 떠난다.

 

눈 덮인 벌판을 건너 들어간 숲에서의 삶은 녹녹지 않다. 그나마 버려진 버스를 발견하여 거처는 확보했지만 가지고 간 식량은 점점 바닥이 나고 사냥감도 찾기가 쉽지 않다. 크리스는 야생의 삶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했다.

 

숲 속에서 산지 9주가 될 무렵, 마침내 떠나기로 하고 길을 나서는데, 들어갈 때는 꽁꽁 얼어 벌판인 줄 알았던 길이 날이 풀려 얼음이 녹자 깊은 강으로 변해있다. 결국 다시 버스로 돌아오고, 야생식물의 뿌리를 찾아 허기를 채운다. 다음날 눈을 뜨자 몸이 이상하다. 책을 찾아보니 어제 먹은 것이 독성 식물이다.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독성이다.

 

자신에게 다가온 운명을 예감한 그는 “행복은 나눌 때만 현실이 된다” 는 깨달음을 책갈피에 적어 놓고 낡은 매트리스에 누워 죽음을 기다린다. 그의 시신은 19일 후 근처를 지나던 사냥꾼에 의해 발견된다. 그가 살던 버스로부터 불과 500미터 떨어진 지점에 강을 건너는 도르래가 있었고, 가까운 곳에 산장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영화는 작가 ‘존 크라카우어’가 크리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서 쓴 소설을 영화한 것이다.

 

영화 중간중간에 크리스의 누이동생이 화자로 등장하여 어린 시절 가정환경, 클리스가 떠난 후 부모님들이 변해가는 모습 등을 설명한다.

 

크리스의 아버지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유부남 상태에서 엄마를 만나 두 아이를 낳은 것이다. 그 후의 결혼생활도 순탄치는 않았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아버지 탓에 부부싸움이 이어졌고, 두 자녀는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언어 때로는 물리적 폭력을 목격하게 된다. 결국 이런 어린 시절이 크리스로 하여금 허무주의에 빠지게 한 것이다. 

 

크리스가 사라지고 나자 부모들은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는 사이로 변하게 된다. 크리스 또한 여행을 하며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순간이 행복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만약 그가 안전하게 숲을 나왔더라면 아마도 하버드 법대에 진학하여 평범한 삶의 즐거움을 누리며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등장인물들을 보며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외로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역할,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의 소중함을 생각게 하는 영화다.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별 이야기  (0) 2021.02.09
유적 발굴 (The Dig)  (0) 2021.02.04
신분 상승  (0) 2021.01.28
권위에 대한 저항  (0) 2021.01.14
여자들은 다 똑같아요  (0) 2021.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