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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2

나도 술을 잘 마시고 싶다 나도 남들처럼 술을 잘 마시고 싶다. 빈대떡이나 해물 파전을 앞에 놓고 막걸리 잔을 주고받거나, 캠프장 모닥불가에서 맥주병을 부딪치며 건배를 외치고, 페티오에 앉아 치즈나 마른 과일을 먹으며 우아하게 와인잔을 들어 올리고 싶다. 하지만 내 주량은 소주 반잔, 맥주 반 컵, 와인은 향을 맡는 정도다. 술 냄새만 맡아도 얼굴이 벌게지고, 술맛을 보고 나면 금방 심장이 벌름거리고 숨이 가빠진다. 남들은 기분 좋으라고 마시는 술이 내게는 힘든 산행과 같다. 사람들은 함께 술을 마시며 친구가 되고, 힘든 이야기를 꺼내 놓기도 한다. 적당히 술이 들어가면 평소에 하지 않는 언행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모양이다. 말이 없던 사람이 마구 말을 늘어놓거나, 얌전하던 사람이 돌출 행동을 하기도 하며, 허물을 벗어 놓.. 2020. 9. 24.
'탱'으로 만든 얼음과자 오렌지 주스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내 나이 4-5세 때의 일이 아닌가 싶다. 삼촌의 팔에 안겨 서커스 구경을 가서 삼각형 비닐봉지에 든 오렌지 음료를 마신 기억이 있다. 요즘도 동남아에서는 이렇게 비닐봉지에 음료수를 넣어 파는 것 같다. 오렌지 주스에 관한 그다음 기억은 누나와의 일이다. 누나가 중학교 1학년쯤 되었으니 내 나이는 10-11살 정도. 그날 외가에는 누나와 나, 둘이 있었다. 그 동네에는 오후 3-4시가 되면 리어카에 잡다한 물건을 싣고 오는 고물장수가 있었다. 엿이나 강넹이를 싣고 다니는 여느 고물장수와 달리 그는 과자와 사탕, 딱지와 장난감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물건들을 싣고 다녔다. 물자가 귀해 빈 깡통, 신문, 잡지, 헌 공책은 물론 빈병도 재활용을 위해 사가던 시절이.. 2020.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