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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3

미완성 연례행사 사건의 발단은 3월 초 한통의 전화로 시작되었다. 옛 직장 동료인 ‘레너드’와는 가끔 안부전화를 주고받는다. 근황을 물으니, 요즘은 베벌리 힐스의 유대인 시니어 센터에 주 5일 나가 점심도 먹고 이런저런 활동을 한다고 했다. 한평생을 롱비치 교육구의 교사로 근무하다 은퇴한 그의 아내가 센터에서 클래스를 가르친다고 했다. 무슨 클래스냐고 물으니, 회고록/자서전 쓰기 강좌라고 했다. 언뜻 내가 영어로 써놓은 자전적 이야기 ‘My Story’가 생각났다. 이참에 그녀에게 부탁해서 감수를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해 놓은 원고를 이-메일로 보내며 천천히 시간 날 때 한번 검토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틀 만에 레너드에게서 통화를 하자는 메시지가 왔다. 전화를 하니, 토요일 하루 부부가 그 원고를 다 .. 2023. 5. 2.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는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가 80여 년을 살며 배우고 경험하고 깨달은 것을 손주들에게 전하는 21통의 편지를 묶은 책이다.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용기가 지나치면 오만이 되고, 용기가 너무 부족하면 두려움에 시달린다. 자부심이 지나치면 허세가 되고, 자부심이 너무 없으면 자기 비하가 된다.” “우리가 삶에서 알아야 할 많은 것은 학습되는 것이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삶은 마라톤과 닮았다고 말한다.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달리며 그 자체에 만족하여야 한다. 동료와 함께 달릴 수도 있고, 혼자 달릴 수도 있다. 마라톤 대회는 매년 열린다. 올해 실패했다면 내년에 다시 시도하면 된다. 삶은 장거리 경주다. 끝까지 포기하지.. 2022. 11. 10.
죽을 때 후회하는 일 저자 ‘오츠 슈이치’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호스피스 전문의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돌보며 경험한 것을 엮은 책이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다. 누구나 한 번쯤은 어디에선가 읽었거나 들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나는 지난여름 간경변 판정을 받고 죽음을 깊이 생각했었다. 요즘 LA 타임스의 부고란 기사를 보면 내 또래, 또는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제 언제라도 죽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죽을 시기를 알고 사는 것과, 모르는 채 사는 것은 다르다. 나는 한때 갑자기 죽는 것보다는 약간의 시간이 주어져 주변을 정리하고 죽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막상 내가 불치의 병일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하니, 입장이 달라졌다. 매일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결코 쉬.. 2021.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