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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2

우리 오렌지 우리 집 뒷마당에는 몇 그루의 과일나무가 있다. 아내는 겨울이 되면 나무의 가지를 잘라 주고, 봄이 되면 거름을 사다 땅을 파고 뿌려 주며, 여름내 더위와 모기와 싸우며 마당에 물을 준다. 봄에 열렸던 복숭아는 채 익기도 전에 다람쥐에게 몽땅 털렸다. 이놈들이 매일 드나들더니 어느 날 보니 하나도 남지 않았다. 작년에는 한꺼번에 모두 익어 다 먹지 못하고 설탕 조림을 만들어 냉장고에 두고 먹었는데, 금년에는 몇 알 먹지도 못하고 끝이 났다. 몇 개 안 되는 석류도 그놈들에게 빼앗겨 겨우 한 알을 건졌다. 화분에서 자라던 구아바도 열매가 열렸다. 아내는 다람쥐 눈에 띠지 않게 잘 숨겨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아침에 나가보더니 몽땅 사라졌다고 한다. 이제 남은 것은 작은 나무에 달린 오렌지 4개. 아.. 2021. 11. 6.
'탱'으로 만든 얼음과자 오렌지 주스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내 나이 4-5세 때의 일이 아닌가 싶다. 삼촌의 팔에 안겨 서커스 구경을 가서 삼각형 비닐봉지에 든 오렌지 음료를 마신 기억이 있다. 요즘도 동남아에서는 이렇게 비닐봉지에 음료수를 넣어 파는 것 같다. 오렌지 주스에 관한 그다음 기억은 누나와의 일이다. 누나가 중학교 1학년쯤 되었으니 내 나이는 10-11살 정도. 그날 외가에는 누나와 나, 둘이 있었다. 그 동네에는 오후 3-4시가 되면 리어카에 잡다한 물건을 싣고 오는 고물장수가 있었다. 엿이나 강넹이를 싣고 다니는 여느 고물장수와 달리 그는 과자와 사탕, 딱지와 장난감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물건들을 싣고 다녔다. 물자가 귀해 빈 깡통, 신문, 잡지, 헌 공책은 물론 빈병도 재활용을 위해 사가던 시절이.. 2020.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