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크릴화13

아크릴화 I (4) 화요일이면 Access 밴을 타고 학교에 간다. Access는 장애인을 위해 정부에서 운영하는 서비스다. LA 카운티의 경우, 구역을 넷으로 나누어 4개 회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부담하는 편도 요금은 $2.75에 불과해 비용은 정부가 부담하는 셈이다.  일반 승용차부터 미니버스까지 다양한 차종이 있는데, 나 같은 휠체어 장애인의 경우에는 특장밴이나 미니버스를 이용하게 된다. 차종과 관계없이 공유탑승이다. 행선지가 비슷한 2-3명의 승객이 함께 타고 간다.  차가 나를 데리러 올 때는 대개 1명 정도 승객이 이미 타고 있거나, 가는 길에 1-2명을 태우기도 하기 때문에 미술 도구가 든 가방은 발 앞에 놓고 가게 된다. 얼마 전, 그날은 캔버스도 있어 짐이 두 개나 되었다. 운전기사가.. 2024. 5. 2.
아크릴화 I (3) 학교의 장애학생 서비스(SSD)에 가서 면담을 했다. 면담이라고 하지만, 이미 작성해 놓은 종이에 사인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젤은 벌써 주문했다고 한다. 다음 주 수업에 들어가니 새로 온 이젤이 준비되어 있다. 테이블 위에 놓고 쓰니 팔도 안 아프고 편하다. 교수 말이 내게 빌려 주었던 자기의 테이블 이젤보다 훨씬 좋은 것이라고 한다. 난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새 이젤 위에 캔버스를 놓고 그림을 그렸다. 이미 만들어진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기는 처음이다. 집에 가서 그림을 마저 완성하는 것이 다음 주 숙제였다. 다음 주 수업에서는 반원들이 완성해 온 그림을 보고 함께 검토/비평 (critique)을 했다.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그림을 하나 선택해 관찰하고, 의논을 나누어 메모하고, 발표를 한 .. 2024. 3. 28.
LGBTQ (성소수자) 학교에서는 주말이 다가오면 다음 주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행사를 소개하는 메일이 온다. 지난주 메일에는 이번 주에 LGBTQ (성소수자) 관련 미술 워크숍이 열린다는 소식이 있었다. 담당교수가 마침 내가 듣는 아크릴 클래스 교수인 Amelia 다. 동성애자라면 아직도 다소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선뜻 가야지 하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다음 주 화요일, 그날도 차가 늦게 와 수업에 늦어 짧은 강의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3시간가량 실습을 하고 수업이 끝나자, 교수가 내일 워크숍에 모두 참석해 달라고 한다. 집에 와서 다음날 차편을 예약했다. 순전히 Amela를 보고 가기로 한 것이다. 워크숍은 과거에 ‘모나크 홀’이 있던 지금은 Campus Center 가 된 건물에서 한다. 행사는 LGBTQ 사무실에서.. 2024. 3. 16.
아크릴화 I (2) 2/13일 실습시간, 교실에서 처음으로 이젤을 써 보았다.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때는 집에서 테이블이나 화판을 썼고, 지난가을 수채화 수업을 들었던 교실에는 테이블이 있었다. 지금 사용하는 교실에는 테이블은 없고 이젤만 있다. 철제로 만들어진 교실의 이젤은 내게는 너무 높고, 휠체어로 접근이 쉽지 않다. 휠체어를 옆으로 붙여 멀찍이 떨어져 그림을 그리자니 팔도 아프고 힘들다. 매주 수업 다음날인 수요일에는 줌으로 교수와 면담을 할 수 있다. 다음날 아침, 줌으로 교수와 상담을 했다. 교수도 내가 이젤에서 멀찍이 떨어져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았다며, 다음 주 수업 때 이젤을 조절해 주겠다고 한다. 2/20일, 교수가 자리를 마련해 주고, 이젤도 조절해 주었다. 지난주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높이와 각.. 2024.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