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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9

사순시기를 끝내며 성당에서는 사순시기를 마감하고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하는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에서 신부님이 무릎을 꿇고 신자들의 발을 씻겨 주는 세족식을 한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일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함이다. 세족식 참석 인원은 예수님 살아생전의 제자수인 12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신자 수가 많은 큰 성당에서는 하고 싶어도 세족식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선택되면 그건 은총이며 축복이다. 내가 다니는 성당은 매주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 수가 100명도 되지 않는 작은 성당이다. 그래서 웬만한 신자들은 모두 한 두 번은 세족식에 참여해 보았다. 신부님에 따라 세족식에 참여하는 사람을 정하는 방법도 다르다. 미리 정해 놓기도 하고, 제비를 뽑기도 하고, 원하는 신청자를 받기도 한다. .. 2023. 4. 14.
나누는 기쁨 내가 다니는 성당은 자체 건물이 없어 학교 성당을 빌려 주일에만 미사를 드리는 작은 공동체다. 성당이 없는 대신 넓은 대지에 사제관과 별도의 작은 경당이 있는 회관을 가지고 있다. 회관에는 오렌지와 자몽, 석류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그동안 다녀가신 신부님들 중에 정원 일에 관심을 가진 분은 없었지 싶다. 넓은 마당은 가드너가 관리하고 철 따라 나무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도 대부분 땅에 떨어져 버리곤 했다. 작년에 오신 신부님이 정원의 나무들에 관심을 보이고 돌보자, 나무는 탐스러운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신부님은 때 맞추어 가지치기를 하고, 거름을 주며, 물을 준다. 마당에 심은 포도가 열매를 맺자, 몇 개씩 잘라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얼마 전에는 신자들에게 장바구니에 이름을 써서 가지고 오라.. 2022. 7. 23.
59. Mother’s Reckless Driving My parents retired as the lease contract for the convenient store expired. They lived in a senior apartment in Van Nuys for a short period of time, then moved to Ventura. Some senior apartments are subsidized by the government. Seniors only pay 1/3 of their monthly income as rents, and the government pays for the rest. Some apartments are designated as subsidy housing. Some landlord designate fe.. 2021. 5. 12.
습관의 힘 지난 2월 사순절을 시작하며 코로나 탓에 성당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나름 의미 있는 40일을 보내자는 생각을 했다. 남들은 사순시기에 평소에 아끼고 좋아하는 일들 중 한 가지를 포기하거나 중단하며 절제의 시간을 갖는다고 하는데, 나는 이제껏 그래 본 적은 없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내가 가장 좋아하고 끊기 힘든 인터넷 바둑을 중단하기로 했다. 10여 년째 거의 매일 인터넷으로 바둑을 두어왔다. 가족들에게 사순 기간 바둑을 끊기로 했다고 선언하니, 다들 “그래?” 하는 눈치다. 며칠이나 가겠나 하는 표정들이다. 실제로 며칠 후 약간의 금단현상이 오기도 했고, 가족들이 모두 집을 비운 시간에는 아이패드를 앞에 놓고 흔들린 적도 있다. 부활절이 다가오자 조카딸 ‘민서’가 “부활절이 지나고 나면 다시 바둑 두.. 2021.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