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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명2

우산장수, 소금 장수 어느 마을에 맑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나 늘 걱정 가득한 얼굴로 슬프게 지내는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왜 늘 그렇게 슬픈 표정이세요?" "내게는 우산장수를 하는 큰 아들과 염전을 하는 작은 아들이 있다오. 햇볕 쨍쨍한 날에는 큰아들이 우산을 못 파니 슬프고, 비 오는 날에는 작은 아들 염전의 소금이 다 녹아 슬프다오.” 그러자 젊은이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반대로 생각하시면, 비 오는 날엔 큰 아들 우산이 잘 팔려 기쁘고, 맑은 날엔 작은 아들의 염전이 잘 되니 기쁜 일 아닌가요?” 내게는 자녀도 여럿이고 손자는 그 보다 더 많다. 그러다 보니 늘 이런저런 일이 벌어진다. 어떤 놈은 달리기를 잘해 전국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고, 다른 놈은 감원으로 .. 2024. 8. 10.
숫벌과 나 6촌 동생의 생일이라 네 집이 모여 저녁을 먹었다. 네 집이라 함은 나와 내 동생, 생일을 맞은 6촌 동생, 그리고 우리가 모두 아저씨가 부르는 아버지의 6촌 동생이다. 말이 아저씨지 나와는 동갑이다. 부모님이 모두 실향민이었기에 일가친척이 별로 없었고, 그나마 미국에 오고 나니 더욱 그러하다. 장소는 K타운에 위치한 J 노래교실. 준비해 간 음식을 먹고 마시고, 그 자리에서 노래까지 부를 수 있다. 식당에서 밥 먹고 카페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기는 번거로움이 없어 좋다. 젊어서는 서로 먹고살기 바빠 얼굴 보기 힘들었는데, 이제 나이가 드니 공통분모를 가진 동년배가 모이면 재미있고 좋다. 조금 늦게 아저씨 부부가 도착했는데, 아줌마가 (우린 늘 그녀를 아줌마라 불러왔다) 지팡이를 짚고 들어 온다. 얼마 .. 2024.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