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3 고해성사 지난 주일,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보았다. 50대에 신자가 된 후, 매년 한두 차례 하는 일이다. 고해성사에는 다섯 가지 요소가 있다. 지난 삶과 언행을 돌아보며 그 안에서 잘못한 일들을 깨닫고(성찰), 뉘우치며(통회),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고 다짐하고(결심), 신부님에게 나의 죄를 고백하고(고백), 죄 사함을 받은 다음 그 죄에 해당하는 벌을(보속) 받는 것이다. 고해성사를 보고 하느님에게서 용서를 받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고 상처를 주었으면 적절한 보상과 용서를 구해야 한다.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그 후에는 다소 회의적인 마음으로 고해성사를 보곤 했는데, 최근에는 기쁜 마음으로 고해소에 들어간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신부님에게 낱낱이 고백을 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진심.. 2025. 4. 5. 수도원 기행 정말 오래 기다린 끝에 공지영의 책 ‘수도원 기행’을 손에 넣었다. 미국에서 한국책을 새 책으로 사려면 꽤 큰 출혈이다. 그래서 알라딘 중고책방에서 중고책을 산다. 중고책방의 단점은 원하는 책을 마음대로 살 수 없다는 점이다. 수도원 기행이 그랬다. 몇 년 전부터 이 책을 읽고 싶었는데, 책을 구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중고책은 정가의 절반이하로 거래가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사는 중고책은 한국 가격의 두 배에 별도의 송료를 지불해야 한다. 펜데믹 이전에는 $50 이상 구매하고, 3-4주 걸리는 배편을 이용하면 배송료가 따로 없었다. 펜데믹이 시작되며 배편은 없어졌고, DHL 항공편 밖에 없다. 3-4일 내로 책을 받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15 가량의 배송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일주일.. 2023. 12. 22.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말하는 법이다 주일미사를 시작하며 바치는 고백 기도는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라는 구절로 시작된다. 생각은 말로, 말은 곧 우리의 행위로 이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목적이 있어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르는 생각들도 있다. 이런 생각들을 이리저리 굴리다 보면 조금씩 커지고 무거워져 어느 순간 마음으로 뚝 떨어진다. 일단 마음에 들어온 생각은 언젠가는 말이 되어 나가고, 그 말은 결국 행동으로 이어진다. 말과 글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누구 말을 들어야 하고, 어떤 글을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이제는 글뿐 아니라 말도 쉽게 지울 수 없다. 철없던 시절에 소셜 네트워크에 남겨 놓았던 글에 발목을 잡히거나, 누군가와 비밀스럽게 나누었던 말이 공개되어 곤란을 겪는 일들을 보게.. 2020. 6.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