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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미국에서 대학 가기

by 동쪽구름 2020. 8. 11.

미국 대학은 수시 지원이 가능하며 매 학기 신입생과 졸업생을 배출한다. 졸업식은 봄 학기가 끝나는 5-6월에 한 차례밖에 없기 때문에 가을 학기에 졸업하는 학생이 미리 졸업식에 참석할 수도 있고, 졸업 후에 다음 해 졸업식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집 큰 아이는 졸업장만 받고 졸업식에는 참석도 하지 않았고, 셋째는 졸업식을 먼저 한 후 가을 학기에 남은 학점을 이수하고 졸업장을 받았다.

 

한국의 수능에 준하는 것이 SAT와 ACT 시험이다. 거의 모든 대학에서는 SAT 점수를 요구하며 추가로 ACT 점수를 요구하는 대학도 있다. SAT는 학년과 상관없이 볼 수 있는 시험이며 연중 각 지역에서 수차례 실시가 된다. 횟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대개는 2-3차례 시험을 본다. 입학원서를 12학년 가을에 접수해야 하므로 11학년부터 시험을 본다.

 

대학 입학은 고등학교 내신성적, SAT/ACT 시험 점수, 봉사활동 및 과외활동, 에세이 등을 두루 포함하여 결정된다.

 

최근에는 SAT와 ACT 가 계층 간의 성적 불균형을 부추긴다고 여론이 형성되어 내신성적과 에세이만으로 입학을 결정하겠다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돈 있는 집 아이들은 학원에 다니며 시험공부를 해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 과외수업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 아이들의 시험 점수가 낮다는 것이다.  

 

한인 부모들의 교육열은 미국에서도 대단하다. 그래서 한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지역에서는 학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숙제부터 시험 준비를 도와주는 학원은 물론, 과외활동 점수를 높이기 위하여 태권도, 음악, 미술, 무용 학원들이 즐비하다. 이런 학원에서는 무슨 행사가 있으면 학원생들을 참여시켜 봉사활동이나 과외활동 시간을 채워준다.

 

에세이를 포함 대학 원수접수까지 도움을 주는 서비스도 있는데, $3,000 – $5,000 가량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미국에서 명문대학을 나온 후, 주류사회에 취업을 하는 대신, 한인타운에서 학원을 운영하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도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B 학점 이상을 유지한 고등학교 졸업생은 주립대학에 입학이 가능하다. 만약 좀 더 좋은 학교에 입학을 하고 싶은데 성적이 안 되는 경우 2년제 대학을 선택할 수 있다. ‘Community college’라고 하는 2년제 대학은 SAT/ACT 시험성적이나 에세이 등이 필요 없다. 나이와 성적에 상관없이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다.

 

졸업 기한이 정해진 것도 없기 때문에 대학 2년에 준하는 학점이 모이면 4년제 대학에 편입 신청이 가능하다. 성인이 되어 미국에 온 내 동생 둘은 모두 2년제 대학을 거쳐 4년제 대학에 편입을 한 케이스다. 남동생은 주립대학을 졸업하여 CPA 시험에 합격했고, 여동생은 ULCA에 편입하여 졸업한 후, USC 대학원 과정까지 마쳤다.

 

한국에서 학교 문턱에도 가 본 적이 없던 나 역시 한국에서 얻어 놓았던 미국고등학교 졸업 자격 (GED)으로 2년제 대학인 Los Angeles Valley College를 나와 주립대학에 편입했다.

 

미국의 대학에는 한국의 문화센터 개념의 프로그램도 있다. 다양한 과목과 주제의 강의를 12-16주 과정으로 제공한다. 'Extension course' 라고도 하고, 'Community service'라고도 한다. 취미로 들을 수 있는 예체능 또는 미술 강의, 외국어 강좌, 수료증과 자격증 과정도 있다. 

 

미국에서는 일부 전문직을 제외하고는 출신 대학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공무원 시절 내 부하 직원 중에는 UCLA 대학원 출신의 석사도 있었고, 지역사무소장은 주립대학 출신이었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 중에는 명문대학을 나온 후, 한인타운에서 자동차나 보험 세일즈를 하는 이들도 있다.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 보다는 대학에 다니며 무엇을 배워 졸업 후 활용하였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공부가 더 필요한 사람은 언제라도 다시 대학에 돌아가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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