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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병원 이야기 (9)

by 동쪽구름 2026. 7. 21.

6주 전쯤의 일이다. 동갑내기 아저씨, 6촌 동생, 내 동생, 이렇게 넷이서 다저스 구장에 가기로 한 날 아침, 일어나니 허리가 아프다. 나이가 드니 아침에 눈을 뜨면 여기가 아프고, 저기도 불편한 일이 자주 생긴다.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도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다. 결국 그날 야구장 가는 일은 취소가 되었다. 다음날 아침, 소변에 녹두알 반쪽만 한 핏덩이가 섞여 나왔다. 과거 한, 두 차례 신장결석이 왔을 때도 비슷한 증상을 경험했었다. 마침 다음 주에 주치의와 정기검진이 있어 기다렸다 의사를 만났다.

 

의사는 신장과 방광 초음파 검사를 오더해 주며 비뇨기 전문의를 보라고 했다. 요즘은 병원에 가면 침대로 옮기는 일이 쉽지 않아 예약을 할 때 늘 미리 내 상황을 말해둔다. 병원에 가면 간호사나 검사실 인원 2-3명이 나를 들어 침대에 올려 준다. 그날도 여성 방사선사 3명이 와서 나를 침대에 올려 주었다.

 

요즘 카이저에서는 대부분의 검사 결과가 다음날 내 온라인 계정에 올라온다. 신장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방광은 소변이 부족해 ‘결과 불명’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그 후 상태가 좋아져 더 이상 소변에 피가 보이지 않았고, 허리가 거북한 증상도 사라졌다.

 

2주 후, 비뇨기 전문의를 만나러 갔다. 이름을 불러 들어갔더니, 대뜸 방광 내시경을 해야 한다며 간호사가 침대에 올라가라고 한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예약할 때 내 상황을 설명해 놓았다고 하자, 그런 메모가 없다며 난처해한다. 비뇨기과에는 여자 간호사들만 있어 나를 들어줄 사람이 부족하다며 (환자를 들어 올릴 때 사용하는) 호이스트를 가져오겠다고 한다.

 

잠시 후 호이스트를 가지고 왔는데, 간호사는 조작법을 모른다. 30분 기다린 끝에 의사가 들어오더니, 오늘은 검사를 할 수 없으니 다시 예약을 잡으라고 한다. 꼭 검사를 해야 하는가 하고 물으니, 피는 전립선 쪽에서 나왔던 것 같고, 큰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혹시 방광에 암이 있는지 확인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다시 예약을 하고 돌아왔다.

 

병원 가는 날, 프랑스와 스페인의 월드컵 준결승이 있다. 시합은 12시 시작인데, 병원 예약은 1:15분, 차는 12시에 오기로 했다. 병원 예약을 취소하고 집에서 축구를 보고 싶어 AI에게 물어보니, 검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병원에 가니 호이스트가 준비되어 있고, 조작법도 안다. 하지만 역시나 일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호이스트의 높이가 낮아 쉽게 침대로 옮겨지지 않았다. 20분쯤 씨름을 한 후, 겨우 침대에 올라갔다. 어디서나 그렇지만 자기 할 일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 일은 아니고 해야 할 필요가 없더라도 고객이나 환자를 위해 힘쓰고 배려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날도 두 명의 간호사 중, 한 명이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의 도움과 배려 덕에 다소 수치스럽고 힘든 검사를 잘 마칠 수 있었다.

 

검사 과정에 방광에 물을 채워 넣었기 때문에 검사가 끝나고 바로 소변을 보아야 했다. 거북하고 아프며 소변에는 피가 섞여 나와 핑크빛이다. 검사 결과, 방광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하루, 이틀 소변에 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속옷에 패드를 붙이고 갔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여기저기 피가 묻어 있다. 하루 종일 핑크빛 오줌을 누었다. 더러 핏덩이도 나온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더 심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내일은 아내가 3박 4일 일정으로 꾸르실료 교육 봉사를 가는데, 혹시 증상이 더 심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피가 멎었다. 소변에 섞여 나온 피문제는 이렇게 해프닝으로 끝났다. 당분간 병원은 멀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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