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학기를 시작하고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봄학기 클래스에는 20여 명이 넘는 학생이 있었는데, 아크릴 II로 넘어온 학생은 나를 포함해 고작 3명이다. 아크릴 I 수강생도 그 숫자가 크게 줄어 전체 클래스의 크기는 10명 남짓이다.
담당교수 ‘아멜리아’에게 물어보니 아크릴 I을 들었던 학생들 중 상당수가 유화 I으로 갔다고 한다. 유화 클래스는 목요일, 아크릴 클래스가 3시에 끝나고 같은 교실에서 4시부터 시작한다.
난 원래 가을 학기에는 수채화를 들으려 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았다. 수채화는 비교적 인기가 적은 과목이라 가을 학기에만 있다. 지난가을, 수채화 I에 이어 가을에 수채화 II를 들으려 했는데, 수업 시간이 한 시간 당겨져 아침 9시에 시작한다. 아침 9시까지 학교에 가기는 쉽지 않다. 늦지 않고 가려면 7:30분에 차를 예약해야 한다.
아크릴 클래스는 시간이 늦춰져, 11에 시작한다. 지난 학기에는 차를 9시에 예약해 놓아 10시 수업시간에 매번 15-20분씩 늦었다. 가을 학기에는 학교에 늦지 않기 위해 수업이 11시에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차는 9:10에 예약을 해 놓았다. 차에 다른 승객이 타고 있어도, 중간에 다소 지연이 되어도, 학교에는 여유 있게 도착한다.
그림 공부라는 것이 교수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이론뿐이다.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결국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이 그려 보아야 한다. 여름방학 2달 동안 피어스 칼리지에서 3주짜리 온-라인 클래스를 들으며 딱 3장을 그린 것이 전부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이유인즉, 기대치만큼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 그려지지 않으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교수는 쉬운 과제로 학기를 시작했다. 첫날 아크릴 I을 대상으로 교수가 시연을 하는데, 우리는 지난 학기에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하니 웃으며 했었다고 한다. 나와 함께 클래스를 들었던 여학생이 잘 생각해 보라고 한다. 집에 와서 자료를 찾아보니 했던 것이다. 혹시 치매 증상?
지난주에는 감기로 학교 수업에 가지 못했다. 교수가 사이트에 올려놓은 내용을 보고 과제물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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