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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프랭크' 삼촌

by 동쪽구름 2020. 12. 13.

영화는 1969 년 남부 캐롤라이나의 작은 마을을 무대로 시작한다. 14살 소녀 ‘베스’는 가족 모임에서 늘 외톨이가 되어버리는 삼촌 ‘프랭크’를 좋아한다. NYU (뉴욕대학)의 교수인 그의 권유로 그녀는 뉴욕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그리고 삼촌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갔다가 그의 룸메이트인 ‘윌리’를 만나고, 그들이 게이 커플임을 알게 된다. 윌리는 동성애자들이 죽음을 당하는 고향 사우디 아라비아를 탈출한 무슬림이다.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프랭크와 베스는 남부의 고향을 찾게 된다. 집에 남아 있기로 했던 윌리가 차를 렌트해 몰래 프랭크의 뒤를 따라오다 발각이 되고, 프랭크가 타고 가던 자동차가 고장이 나자, 결국 셋은 같은 차를 타고 가게 된다.

 

가족 중 프랭크의 아버지와 누이 만이 그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자녀 중 가장 성공한 큰아들이지만, 아버지는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누이는 그를 따스히 받아들이고 있다.

 

평생 그를 괴롭히는 것은 어린 시절 함께 사랑을 나누었던 소년 ‘샘’의 죽음이다. 다락방에서 사랑을 나누던 그들을 아버지가 목격한다. 아버지는 그에게 지옥에 갈 것이라며 험한 말로 꾸짖는다. 미국의 남부는 매우 보수적이며 신앙심이 강한 지역이다. 프랭크는 아버지에게서 들은 험한 말을 그대로 샘에게 전하며 돌아선다. 샘은 그들이 함께 놀던 호수에 몸을 던져 죽고 만다.

 

아버지 장례를 끝내고 온 날, 변호사가 집으로 와 가족들에게 아버지의 유언장을 공개한다. 아버지는 가문의 이름을 더럽힌 저주받을 동성애자인 프랭크에게는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유언을 남겼다. 이제 가족이 모두 그가 게이임을 알게 된다.

 

나는 미국에 오기 전까지 동성애자를 가까이 접해 본 적이 없다. 미국에서도 80년대가 되어서야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적 취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시작한 것 같다. 이제는 다수의 주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었으며,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성소수자들의 표을 얻기 위해 그들에게 추파를 던진다. 그만큼 사회적, 정치적으로 그들의 권리가 신장되었다.

 

직장 생활을 하며 동성애자들을 여럿 보았다. 더러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그들이 동성애자라서 그렇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성애자라고 다르지는 않다. 성 다수자 중에도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이들이 얼마든지 있다.

 

아이들을 키우며 우리 아이들 중에 게이가 생겨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다. 지금도 나는 동성애가 꼭 생리적인 이유만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아직 성 정체성이 확고하지 않은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선택권이 주어진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도 한다. 

 

‘프랭크 삼촌’ (Uncle Frank)은 아마존이 만든 영화이며 장르는 코미디-드라마에 속한다. 가족이란 미명 아래 주고받는 상처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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