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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Letter to You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by 동쪽구름 2020. 11. 8.

애플은 지난 10월 30일 Apple One을 시장에 내놓았다. 그동안 Apple Music, Apple TV+, Arcade 등 따로 구독이 가능했던 서비스를 한데 묶은 것이다. iCloud까지 끼워, 개인은 월 $14.85, 6인까지 사용이 가능한 가족 서비스는 월 $19.95에 제공한다. 따로 각각 구독하는 것에 비하면 디스카운트를 받는 가격이다. Apple Music 에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한국 노래들도 있다.

 

Apple TV+ 로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나오는 다큐멘터리 영화 ‘Letter to You’(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았다. 그와 그의 백업 밴드인 E 스트리트 밴드가 새 앨범 Letter to You를 녹음하는 4일 간을 담은 영화다. 2019년 11월, 뉴저지 숲 속에 있는 그의 스튜디오에 모여한 작업이다.

 

영화는 땅에는 하얀 눈이 솜처럼 깔려 있고, 벌거벗은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 선 숲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흑백으로 찍었기 때문에 겨울의 쓸쓸함과 차가움이 더 잘 드러나는 것 같다.

 

71세가 된 그에게서는 이제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성조기를 배경으로 ‘Born in the USA’를 부르던 청바지의 젊은 브루스 스프링스틴과는 다른 모습의 그를 보여 준다.

 

이번 앨범은 지난날에 대한 후회, 나이 들어감과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어릴 적 친구들 중 마지막 남았던 친구마저 죽어 이제는 자기만 남았다며 ‘Last Man Standing’을 노래한다.

 

'One Minute You’re Here’에서는 어린 시절 마을을 지나가는 기차를 보며 때로는 선로 위에 동전을 올려놓아 납작하게 만들던 일을 회상한다.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 사람들은 뛰어올라 떠나고픈 충동을 느끼는 모양이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는 동산에 올라 지나가는 기차를 보며 고향의 고달픈 삶으로부터 도망치는 꿈을 꾸곤 했었다고 한다. 결국 아버지는 그 기차를 타고 고향을 떠났고,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다. 

 

“One minutes you’re here, Next minute you’re gone” 은 아마도 먼저 떠나간 친구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문밖이 저승이다”라고 하지 않던가. 지금 우리와 함께 있는 이들도 마치 기차가 지나가듯 언제 우리 곁을 떠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떠나가는 사람이 그들이 아니고 내가 될 수도 있다. 

 

그는 먼저  친구에게 "I'll See You in My Dreams"라고 말한다. 아내는 지난봄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다. 이제 가끔 그녀를 꿈에서 만난다고 한다. 나는 돌아가신 부모님을 꿈에서 만나곤 한다. 그렇게 그들은 우리의 마음에 남아 꿈으로 살아난다. 

 

이들은 녹음을 끝내고는 둥글게 둘러서서 샷 글라스에 투명한 술 (아마도 보드카가 아니었나 싶다)을 따라 원샷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어떤 날은 죽은 친구를 기억하며 마시기도 한다. 

 

이 앨범의 녹음을 마친 후 전국투어를 계획하였으나 코로나 덕에 영화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나이 든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다. 그냥 노래만 듣는 것보다 노래에 얽힌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밴드의 모습을 보며 들으면 훨씬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금년 겨울에 몇 번이고 다시 보게 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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