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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월드시리즈 4차전

by 동쪽구름 2020. 10. 26.

야구를 이기려면 안타와 홈런으로 득점을 해야 하지만 아무리 많은 점수를 올려도 27 아웃을 기록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시간제한이 없기 때문에 축구처럼 이기고 있는 팀이 바닥에 눕거나, 공을 멀리 밖으로 차 내며 시간 지연을 해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다. 26 아웃을 잘 잡아 놓고도  9회 마지막 아웃을 잡지 못하면 승부가 역전될 수 있는 것이 야구다.

 

야구 전문가들은 3,4,5차전은 다저스가 다소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탬파베이로서는 4차전을 지면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막판에 몰리게 되니 질 수 없는 한 판. 다저스는 6명, 탬파베이는 7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2회를 제외하고는 남어지 8회 동안은 양쪽 모두, 또는 둘 중 하나가 득점을 하며 업치락 뒤치락하는, 야구팬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다.

 

9회 말 탬파베이의 마지막 공격은 다저스가 7대 6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 젠슨의 등장으로 시작되었다. 투아웃 후, 주자를 1, 2 루에 둔 상황에서 브렛 필립스가 나왔다. 그는 막차로 이번 시리즈에 합류한, 크게 기대하지 않은 선수다. 원래 이 타순에는 중간에 교체되어 나온 최지만 선수가 있었는데, 앞선 공격에서 1루에 나가자 브렛 필립스가 대주자로 나와 바뀐 것이다.

 

1 볼 2 스트라이크. 이제 스트라이크 하나면 다저스는 4차 전을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 1패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필립스가 친 공은 중견수 앞에 떨어졌고, 서둘러 공을 잡으려던 테일러가 공을 놓쳤다가 다시 잡아 1루수에게 송구, 다시 1루수는 홈을 지키고 있던 포수에게 공을 던졌다. 포수는 공을 놓치고, 1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며 순식간에 7대 8로 역전이 되며 게임은 끝이 났다.

 

잠깐 여기서 상황을 몇 초만 뒤로 돌려보면, 다저스의 1루수 먼시가 공을 받아 스미스에게 던지는 순간, 1루에서 홈까지 들어오던 주자는 3루와 홈 사이에서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 3루로 돌아가려고 하고 있었다. 스미스가 공을 잡았더라면 타이밍 상으로는 중간에서 꼼짝없이 아웃이 될 상황이었다.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스미스는 공이 채 글러브에 들어오기도 전에 주자를 태그 하려다 공을 놓친 것이다.

 

다시 몇 초 더 뒤로 돌려보면, 중견수 테일러는 홈에 들어오는 2루 주자는 포기하고, 1루 주자가 3루 또는 홈으로 가는 것을 막을 생각을 하고 안전하게 공을 잡았더라면 충분히 동점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탬파베이는 벤치에 있던 선수들을 모두 투입했고, 구원투수들도 거의 모두 등판하여, 선발투수인 스넬이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는 상황이었다. 연장으로 갔더라면 다저스에게 유리했을 것이다.

 

시리즈는 다시 2대 2 원점으로 돌아갔고, 다저스는 마무리 투수 부재라는 당면한 과제를 안고 5차전을 하게 되었다. 만약 시리즈가 탬파베이의 승리로 돌아간다면, 4차전은 분수령이 된 경기였다.

 

갈 길은 먼데, 아직도 2승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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