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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옛 가요 돌아가신 아버지는 운동을 하거나 산보를 하시며 노래 듣기를 좋아하셨다. 허리에 워크맨을 차고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엣노래를 헤드폰을 끼고 듣곤 하셨다. 카세트는 30분 한 면이 다 돌고 나면, 테이프를 바꿔 끼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한번 충전에 몇 시간이고 중단 없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아이팟을 여동생이 사 드렸는데, 그 자그마하고 생소한 기기가 불편하셨던지 얼마 후에는 다시 워크맨으로 돌아갔다.  20여 년 전, 한국에 갔을 때 있었던 일이다. 한창 유행하던 해바라기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지인이 CD를 선물하겠다고 했다. 한데 그때 내 차에는 CD 플레이어가 없었다. 카세트테이프를 사달라고 했다.  그 후 장만한 차에는 CD를 6장 넣고 들을 수 있는 CD플레이어가 있었고, 지금 타는 차에.. 2024. 11. 2.
2024년 월드시리즈 43년 만에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는 5차전에서 0-5로 뒤지고 있던 다저스가 7-6으로 역전승하며 시리즈 전적 4대 1로 월드시리즈 8번째 우승을 이루었다.  시리즈전적 4대 1이면 다저스의 일방적인 승리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시리즈는 매우 팽팽한 대결이었으며, 만약 뉴욕이 5점 차 리드를 잘 지켜 5차전을 승리했더라면 4연승으로 우승도 할 수 있는 상황으로 갈 뻔했었다.  2024년 월드시리즈 드라마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1차전, 연장 10회 초 , 양키스가 득점하며 3대 2로 앞서 갔다. 10회 말 다저스 공격, 1사 1,2루에서 기대했던 오타니가 친 파울볼을 양키스의 버두고가 관중석으로 몸을 날리며 잡아내 승기를 잡은 듯했다. 파울 플라이 아웃 때, 1,2루의.. 2024. 11. 1.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 10 난 누군가 여행을 하고 쓴 여행기 읽기를 좋아한다. 10대 중반, 김찬삼의 ‘세계 여행’을 읽으며 문밖에는 정말 다양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그곳에 가보리라는 꿈을 꾸어 왔다. 꿈은 사실 같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이룰 수 있을 듯싶지만 이루기 어렵다.  문밖 세상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나의 꿈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젊어서는 돈도 시간도 부족해 시도해 보지 못했고, 지금은 엄두가 나지 않아 쉽게 떠나지 못한다.  10시간 이상 비행기 좌석에 쭈그리고 앉아있을 자신도 없고, 무엇보다도 생리현상 때문에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젊어서는 몇 차례 한국에 다녀왔다. 떠나기 전 음식섭취를 조절하고, 비행기 안에서는 수분섭취를 최소화해 큰 문제가 없었다. 나이가.. 2024. 10. 23.
아크릴화 II (2) 봄보다 가을에 시간이 빨리 가는 건지, 아니면 내가 나이가 더 들었기 때문인지, 이번 학기는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  비록 한 학기에 한 과목씩이긴 하지만, 미술공부를 시작한 지 2년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리기가 수월해질 줄 알았는데, 점점 더 어려워진다. 과제를 끝내고 나면 다음 과제물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과제를 받고 나면 머리는 온통 그림 생각뿐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에 좋다고 스스로에게 타이르지만, 이 나이에 왜 사서 고생을 하나 싶어 수강을 드롭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중간고사로 받은 과제는 상자 안에 그리고자 하는 물건을 넣고 입체감을 살린 정물화를 그리는 것이었다.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실기는 아직도 많이 부족했다. 원근법.. 2024. 10. 19.
건강과 행복 목요일, 학교를 오가는 시간에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팟캐스트를 자주 듣는다. 미사여구도 없고 에둘러 애매한 표현도 없는 명쾌한 답을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낀다.  지난주에는 건강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였다. 중년쯤 되면 누구나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된다.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약을 찾아 먹고, 건강에 좋다는 운동도 한다. 과연 “건강”이란 어떤 상태를 나타내는 말인가.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한 상태를 말한다.”라고 되어 있다.  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나 같은 장애인은 결코 건강할 수 없다. 나이가 들어 눈과 귀가 어두워지고 거동이 불편해지면 누구도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법륜스님은 아프지 않은 상태가 건강이라고 했다. 몸은 이상이 .. 2024. 10. 5.
아크릴화 II (1) 가을 학기를 시작하고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봄학기 클래스에는 20여 명이 넘는 학생이 있었는데, 아크릴 II로 넘어온 학생은 나를 포함해 고작 3명이다. 아크릴 I 수강생도 그 숫자가 크게 줄어 전체 클래스의 크기는 10명 남짓이다. 담당교수 ‘아멜리아’에게 물어보니 아크릴 I을 들었던 학생들 중 상당수가 유화 I으로 갔다고 한다. 유화 클래스는 목요일, 아크릴 클래스가 3시에 끝나고 같은 교실에서 4시부터 시작한다. 난 원래 가을 학기에는 수채화를 들으려 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았다. 수채화는 비교적 인기가 적은 과목이라 가을 학기에만 있다. 지난가을, 수채화 I에 이어 가을에 수채화 II를 들으려 했는데, 수업 시간이 한 시간 당겨져 아침 9시에 시작한다. 아침 9시까지 학교에 .. 2024.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