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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센터에서 만난 사람들 지난여름부터 일주일에 두 번, 두 곳의 시니어센터에 간다. 미국 시니어센터는 미주에서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양로보건센터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소액의 (나는 노스릿지에는 연회비 $15, 셔먼옥스에는 월회비 $5를 낸다) 연회비 또는 월회비를 내면 센터가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미술부터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 카드나 마작, 당구 같은 게임, 빙고, 댄스, 토론이나 상담 등이 있고, 점심이 무료로 제공된다. 그 밖에도 법률이나 의료상담, 기타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오늘은 그곳에서 만난 몇 사람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80대 중반 나이의 A는 최근에 운전을 그만두고 노인과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차량 서비스를 .. 2026. 2. 27.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39살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폴’은 ’ 로제’와 6년째 연인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로제는 폴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구속받는 것을 싫어하고 습관적으로 다른 젊은 여자들과 외도를 즐기며 그녀를 방치한다. 폴은 그의 방종을 알면서도 그를 잃는 것이 두려워 말리지 못한다. 그녀는 중년의 문턱에서 (39살, 요즘 기준으로 중년의 문턱이라 하긴 뭣한 나이지만, 이 소설은 1959 작품이다.) 느껴지는 고독과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 사이에서 아슬하게 버티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고객인 ‘반 덴 베시’ 부인의 집에서 그녀의 아들인 ‘시몽’을 만난다. 25세의 변호사인 시몽은 열정적이고, 섬세하며, 다소 충동적이다. 그는 첫눈에 그녀에게 반해 적극적으로 사랑을 고백한다. 폴은 처음에는 시몽의 젊음과 열정이.. 2026. 2. 14.
벅아이(Buckeye) ‘패트릭 라이언’의 신작 베스트셀러 ‘벅아이’(Buckeye)는 네 사람, 두 가정에 40여 년 동안 벌어진 일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1945년 5월 8일, 독일이 항복을 하던 날, 칼 젠킨스의 하드웨어 상점에 유럽 종전 뉴스를 전하는 라디오 소리를 찾아 마거릿 솔트가 들어오고, 그날 헤어지며 나눈 키스가 두 사람의 불륜으로 이어진다. 칼 젠킨스는 한쪽 다리가 짧게 태어난 장애 때문에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지 못하며 친구들이 모두 전쟁터에 나갔을 때 자신은 방관자였다는 열등감을 갖고 산다. 그의 아내 베키는 죽은 영혼과 대화하는 능력을 지녀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준다. 하지만 남편 칼은 그녀의 능력을 회의적으로 보며 이로 인해 부부 사이가 벌어진다. 마거릿 솔트는 고아원에서 자란 미스터.. 2026. 2. 4.
특별한 선물 지난 연말 신부님으로부터 가정성구를 적은 캔버스를 선물 받았다. 나만 받은 것이 아니라 성당의 모든 가정이 받았다. 지난여름 신자들의 연락처를 업데이트하며 신부님은 각 가정이 마음에 품고 살고 싶은 성구를 적어 내라고 했다. 신부님이 추리고 정리한 가정 성구를 H 씨가 캘리그래피로 쓰고, 여기에 J 씨가 그림을 그려 넣어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완성된 캔버스는 신부님이 구입해서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수입금은 제대회 경비로 쓰기로 했다고 한다. 성구를 내지 못한 가정이나 성당을 찾아온 방문객들을 위해 좋은 성구를 적은 캔버스를 추가로 만들어 그날 성당에 나온 모든 가정이 캔버스 선물을 받았다. 가끔 교회에 큰돈을 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익명을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일상적이지 않은 헌금.. 2026. 1. 22.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책을 돌려보는 교우가 있다. 아마도 그가 먼저 시작했던 일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 내가 ‘수도원 일기’라는 책을 읽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더니 그가 이 글을 보고 책 이야기를 시작했고, 먼저 내게 책을 빌려 주었지 싶다. 그는 소설보다는 종교서적, 에세이, 인문학 책을 좋아하고 나는 에세이나 소설을 좋아한다. 서로 접점을 찾아, 그는 내게 종교색이 너무 짙지 않은 책을 빌려 주고, 나는 그에게 에세이 위주로 빌려 준다. 꽤 시간이 지난 일이다. 공지영이 쓴 ‘수도원 기행’ 1권을 재미있게 읽었다. 가톨릭 신자가 되고 난 다음의 일이다. 그녀의 소설을 한, 두권 정도 읽었을까. 별로 읽고 싶지 않았다. 편견이라고 해도 할 수 없다. 그녀의 정치적인 언행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그녀가 쓴 ‘.. 2026. 1. 16.
산타가 되어보세요 블랙프라이데이는 큰 연례행사였다. 목요일에 신문을 사서 세일 품목을 검토하고 어디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돌아올 것인지, 필요하면 가족이 분산하는 쇼핑계획까지 세우곤 했다. 새벽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매장을 찾으면 이미 긴 줄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 쇼핑 덕에 굳이 새벽에 일어날 필요가 없다.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은 내가 포장을 하고 우체국까지 가는 번거로움 없이 배달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필요하면 카드도 동봉할 수 있다. 지난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에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수시로 세일을 한다. 가격을 올려놓고 할인해 주는 행사의 메리트가 사라진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제 쇼핑을 그만두었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거의 매주 쇼핑을 한다. 선물 때문이다. 내게는 모두 더하면.. 2025.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