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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2

슬픈 외국어 한 달에 한번 정도 알라딘 중고서적 사이트에 들어가 책을 산다. DHL 항공편으로 오기 때문에 주문하면 3-4일 내로 도착한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책을 고르다가 하루키의 책이 나오면 무조건 산다. 하루키니까 믿고 산다고 해야 할까. 얼마 전에는 ‘슬픈 외국어’라는 에세이집을 샀다. 유럽에 살며 쓴 글을 모아 낸 책이 ‘먼 북소리’였고, 그 후 일본에 돌아가 1년 정도 살다가, 미국에 와서 3-4년 살며 쓴 글을 모은 책이다. 잡지에 연재했던 글을 정리하고, 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뒷이야기’라고 해서 각 꼭지 끝에 달아 놓았다. 한국에는 1996년에 초판이 나온 후, 내가 산 책은 2010년에 나온 29쇄다. 그 후 얼마나 더 팔렸는지는 모르지만 과연 하루키의 인기를 짐작케 한다. 유럽에 머물며 공전.. 2020. 11. 10.
소녀상이 답은 아니다 수년 전 워싱턴 D.C. 에 있는 유대인 박물관에 갔을 때의 일이다. 전시물 중에 나치의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죽어 간 이들의 유물을 전시해 놓은 것이 있었다. 그들이 급히 짐을 싸서 집을 나섰던 가방, 입고 있었던 신발과 옷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죽음의 냄새가 배어 있는 그곳을 지나오면 죽은 이들의 사진들이 걸려있는 벽을 지나게 된다. 다 돌아 나오면 섬찟하면서도 나치 정권의 잔인함에 치를 떨게 된다. 그곳에서 15, 6세가량의 한 소녀가 전시물을 보며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냥 훌쩍이는 것이 아니라,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고 있었다. 가스실에서 죽어간 이들을 기억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의 소녀였다. 아마도 억울하게 죽어 간 이들을 생각하며 울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때 난 “.. 2020.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