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1 우리 오렌지 우리 집 뒷마당에는 몇 그루의 과일나무가 있다. 아내는 겨울이 되면 나무의 가지를 잘라 주고, 봄이 되면 거름을 사다 땅을 파고 뿌려 주며, 여름내 더위와 모기와 싸우며 마당에 물을 준다. 봄에 열렸던 복숭아는 채 익기도 전에 다람쥐에게 몽땅 털렸다. 이놈들이 매일 드나들더니 어느 날 보니 하나도 남지 않았다. 작년에는 한꺼번에 모두 익어 다 먹지 못하고 설탕 조림을 만들어 냉장고에 두고 먹었는데, 금년에는 몇 알 먹지도 못하고 끝이 났다. 몇 개 안 되는 석류도 그놈들에게 빼앗겨 겨우 한 알을 건졌다. 화분에서 자라던 구아바도 열매가 열렸다. 아내는 다람쥐 눈에 띠지 않게 잘 숨겨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아침에 나가보더니 몽땅 사라졌다고 한다. 이제 남은 것은 작은 나무에 달린 오렌지 4개. 아.. 2021. 11.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