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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2

죽을 때 후회하는 일 저자 ‘오츠 슈이치’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호스피스 전문의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돌보며 경험한 것을 엮은 책이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다. 누구나 한 번쯤은 어디에선가 읽었거나 들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나는 지난여름 간경변 판정을 받고 죽음을 깊이 생각했었다. 요즘 LA 타임스의 부고란 기사를 보면 내 또래, 또는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제 언제라도 죽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죽을 시기를 알고 사는 것과, 모르는 채 사는 것은 다르다. 나는 한때 갑자기 죽는 것보다는 약간의 시간이 주어져 주변을 정리하고 죽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막상 내가 불치의 병일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하니, 입장이 달라졌다. 매일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결코 쉬.. 2021. 1. 22.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일 뿐이다 성당에서 영세를 받은 직후의 일이다. 나이 드신 자매님 한 분이 내게 오시더니 기도를 부탁하셨다. 아직 어린 자녀가 있는 딸이 유방암인데 상태가 심각하다고 했다. 새로 영세받은 사람에게는 기도의 힘이 있다며 딸의 쾌유를 비는 기도를 부탁하셨다. 그 무렵 나는 한 두 차례 영적인 체험도 한터이라 정말 그런가 하는 마음으로 딸을 위한 기도를 몇 차례 드렸다. 정작 내 기도가 효험이 있었는지는 확인해 보지 못했다. 만약 상태가 나빠졌으면 그분이 더 상심할 것 같아서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난봄 그분이 돌아가셨으니 이제 확인할 길은 없어졌다. 외할머니는 식구가 아프거나 집안에 걱정거리가 생기면 달달한 백설기를 쪄서 냉수와 함께 소반에 올려 장독대로 갔다. 가끔은 북어가 오르기도 했다. 그 앞에서 고개를 .. 2020.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