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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10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되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작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갑자기 허리가 몹시 아파 응급실에 갔었다. 신장 결석이 의심되어 CT를 찍었다. 허리 아픈 것은 근육통으로 밝혀졌는데, CT에 부신 우연종이 발견되었다. 주치의는 걱정할 일은 아니라며 1년 후에 다시 검사를 해 보자고 했다. 금년 봄에 CT를 찍어보라고 연락이 왔는데, 코로나 탓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여름이 되었다. 주치의와 전화상담으로 정기검진을 하는 과정에서 재차 CT를 찍어 보라고 했다. 마스크로 무장을 하고 병원에 가서 CT를 찍었다. 결과는 작년과 동일. 1년 후에 CT를 다시 찍어 보라고 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견되었다. 간에서 낭종이 발견된 것이다. 주치의는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초음파(ultrasound) 검사를 하라고 했다. 약간 신경이 .. 2020. 9. 23.
가을의 시작 9월은 때늦은 폭염으로 시작되었다. 남가주 대부분의 도시가 최고기온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폭염의 끝에 시작된 산불로 하늘이 재와 연기로 덮여 며칠씩 제모습의 해를 볼 수 없다. 붉은 해와 붉으스름한 하늘이 마치 영화에 나오는 종말을 맞는 세상의 모습을 하고 있다. 봄을 코로나로 시작해서, 거리두기로 여름을 보내고, 계절은 이제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기울어진 해는 긴 그림자를 만들고, 아내의 텃밭은 소출을 끝낸 채소들을 거두어 내어 휑하니 빈자리가 늘어가고 있다. 마당에는 감나무가 한그루 있다. 몇 년 전에는 제법 감이 많이 달려 이웃에 사는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는데, 금년에는 딱 6개가 달렸다. 그나마 여름을 지나며 다람쥐가 하나둘씩 따먹어 2개가 남았다. 잎사귀 사이에 숨어있어 다람쥐의 눈에 .. 2020.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