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러시아2

모스크바의 신사 작가 ‘에이모 토올스’의 장편소설 ‘모스크바의 신사’는 한글 번역본의 길이가 717페이지에 달하는 매우 긴 장편소설이다. 아마도 지난 수년 동안 내가 본 책 중에 가장 분량이 긴 책이 아니었나 싶다. 2016년 발표된 이 소설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17년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하나로 꼽았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티셀러 목록에 50주 이상 이름을 올렸다. 1922년, 구시대의 귀족인 33 살의 ‘알렉산드르 로스토프’ 백작은 모스크바의 메트로폴 호텔에 평생 감금되는 ‘종신 연금형’을 선고받는다. 크고 편안한 객실에 장기투숙하고 있던 그는 달랑 옷가지와 몇 가지 물건만 챙겨 다락방으로 쫓겨난다. 하지만 그는 신사로서 품위와 유머를 잃지 않고 새 삶에 적응하여 호텔에서 살아간다. 감금된 삶 속에서 .. 2023. 5. 26.
일곱 해의 마지막 작가 김연수의 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은 시인 ‘백석’의 이야기다. 치밀한 자료조사와 작가의 상상력으로 북한에 살았던 백석의 삶을 그리고 있다. 백석은 8.15 해방 이후 평양에 머물며 비서 겸 러시아어 통역으로 스승인 조만식을 도왔다고 한다. 6.25 전쟁 전후로 후배인 고정훈이 그에게 월남할 것을 제의했으나, 그는 4가지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1. 조만식 선생을 모셔야 한다. 2. 북에는 가족과 친지가 많아, 자신만 월남하면 남은 가족과 친지가 고초를 겪을 것이다. 3. 가족과 친지가 모두 같이 간다 해도, 남에는 생활 터전이 없어 더 힘들지도 모른다. 4. 이젠 감시가 심해져, 가고 싶어도 못 간다. 함경남도 홍원이 고향이었던 우리 아버지는 20대 초반에 단신 월남한 실향민이다. 미국에 이민 온.. 2021.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