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1 비린 맛 함경도가 고향인 부친은 고기보다 생선을 더 좋아하셨다. 어려서 우리 집 밥상에는 거의 매일 생선이 올라왔다. 고향에서는 생일이면 감자가 듬성듬성 들어 간 쌀밥에 무를 채 썰어 넣은 가자미 국을 미역국 대신 먹었다는 아버지의 투정에 가끔은 아버지 생신에 미역국 대신 가자미 국이 상에 오르기도 했다. 별식으로 민어나 조기 국을 먹는 외가와 달리, 집에서는 온갖 비린 맛의 생선이 국이 되어 올라왔다. 동태나 병어는 물론 도루묵까지 국으로 탈바꿈해서 올라왔다. 외할아버지는 생선가시를 무척이나 무서워해서 생선이 상에 오른 날이면 할머니가 곁에서 가시를 발라드렸다. 그러다가 잔가시라도 하나 나오면 할아버지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생선의 가운데 토막은 할아버지와 나의 몫이었고, 할머니는 생선 대가리와 꼬리만 잡수셨.. 2020. 7.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