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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뜨거운 영화

by 동쪽구름 2021. 2. 19.

밸런타인데이인 일요일 오후, 신 누아르 에로 스릴러 영화 ‘보디 히트’(Body Heat)를 보았다. 1981년 개봉작이니 40년이나 된 영화다. 영화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사무실은 물론 식당, 공연장에서도 함부로 담배를 피우고, 핸드폰이 없으니 공중전화를 하며, 보이스 메일 대신 메시지 쪽지를 주고받는다. 지나간 시절이고, 이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것이라 그런지, 투박하지만 고전미가 있는 자동차며 옷차림 등이 정겹고 그립게 느껴진다. 1981년은 내가 미국에 이민 온 해이기도 하다.

 

바람둥이 시골 변호사 ‘네드 라신’(월리엄 허트)은 뜨거운 밤의 열기를 식히다 부자 남편을 둔 유부녀 ‘메티 워커’(케슬린 터너)를 만난다. 그녀에게 작업을 걸지만, 넘어올 듯하던 그녀는 홀연히 사라진다. 며칠 후, 그는 그녀를 술집에서 찾아내고, 그들은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된다.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진다. 잠시도 떨어져 지내기가 힘들 정도다. 메티의 남편 ‘에드먼드’는 주말에만 집에 온다. 어느 날, 그녀는 남편을 죽이고 그의 재산과 함께 자유를 찾았으면 하는 자신의 환상을 농담처럼 라신에게 이야기한다.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서는 남편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라신은 그녀와 함께 살인 계획을 세운다. 자신의 고객 중의 한 사람인 폭탄 전문가의 도움으로 남편을 살해한 후 폭탄으로 흔적을 없앤다.

 

에드먼드가 평소 쓰던 불속에서도 쉽게 타지 않는 소재의 안경이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자 사건은 사고가 아닌 타살의혹을 받게 된다. 네드는 에드먼드의 변호사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네드가 작성했다는 유언장을 받았는데, 이에 따르면 재산은 매티와 시누이의 딸이 반반씩 나누어 받게 되어있다. 하지만 플로리다 법으로는 세대를 건너뛰어 조카딸에게 유산상속이 되지 않아 유언장은 무효가 되고, 유산은 모두 미망인인 매티에게 돌아간다. 

 

네드는 유언장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며, 그제사 그녀의 계략에 빠진 걸 알게 된다. 그의 절친인 검사 '피터’(테드 댄슨)와 형사 '그레이스’(J.A 프레스톤)'는 그녀를 멀리 하라고 경고한다. 피터 역의 테드 댄슨은 1982-1993 사이에 방영된 시트콤 '치어스'(Cheers)의 주역으로 유명해진 배우다. 

 

매티는 가정부가 에드먼드의 안경을 가지고 협박을 해 돈을 주고 해결했으니 보트 창고에 숨겨 둔 안경을 가져오라고 한다. 네드는 그녀가 폭탄을 구입해 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창고로 간 네드는 창문을 통해 문에 폭탄이 장치돼 있는 걸 보게 된다. 네드의 죽음을 확인하러 나타난 매티에게 네드는 총을 겨누며 그녀에게 안경을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그녀는 거침없이 창고로 내려가고, 잠시 후 창고는 화염에 휩싸인다. 네드는 살인죄로 감옥에 가고, 면회 온 그레이스로부터 화재 현장에서 메티로 확인된 여성의 시체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는다.

 

하지만 네드는 그 시체는 그녀와 닮은 친구 매리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매티가 졸업한 고등학교에 편지를 보내 졸업 앨범을 빌린다. 우편으로 배달되어 온 앨범에서 그는 매티라는 여학생과 그가 매티로 알고 있던 여학생의 사진을 발견한다. 그녀의 이름은 ‘메리 앤 심슨’이었으며, 친구인 매티의 신분을 도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욕정에 눈이 먼 남자의 최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여자의 모습이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가장 에로틱한 영화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나온 다른 에로물과 비교해 보면 노출 수준은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지만, 관객의 상상을 자극하는 장면과 대사가 자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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