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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2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다니 세상을 뒤집어 놓는 큰 사건도 처음에는 별 것 아닌 일로 시작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 노동절 연휴 동안 내가 겪은 일이 그러하다. 내 차 지붕에는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박스 장치가 달려 있다. 운전석에 앉은 다음, 스위치를 누르면 박스가 열리고 체인이 내려와 휠체어를 박스에 싣는다. 이놈 덕에 남의 도움 없이 혼자 차를 몰고 다닐 수 있다.  토요일 저녁 생일을 맞은 친구네와 저녁을 먹은 후, 맥도널드에 가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휠체어를 내리려는데 박스가 열리지 않는다. 스위치를 누르면 “딸깍” 하고 연결되는 소리가 나야 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커피는 뒤로 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박스 한 귀퉁이에 있는 뚜껑을 열.. 2024. 9. 7.
아크릴화 I (2) 2/13일 실습시간, 교실에서 처음으로 이젤을 써 보았다.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때는 집에서 테이블이나 화판을 썼고, 지난가을 수채화 수업을 들었던 교실에는 테이블이 있었다. 지금 사용하는 교실에는 테이블은 없고 이젤만 있다. 철제로 만들어진 교실의 이젤은 내게는 너무 높고, 휠체어로 접근이 쉽지 않다. 휠체어를 옆으로 붙여 멀찍이 떨어져 그림을 그리자니 팔도 아프고 힘들다. 매주 수업 다음날인 수요일에는 줌으로 교수와 면담을 할 수 있다. 다음날 아침, 줌으로 교수와 상담을 했다. 교수도 내가 이젤에서 멀찍이 떨어져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았다며, 다음 주 수업 때 이젤을 조절해 주겠다고 한다. 2/20일, 교수가 자리를 마련해 주고, 이젤도 조절해 주었다. 지난주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높이와 각.. 2024.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