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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2

이대로 충분히 행복하다 주말 오전, “똑, 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Who is it?” (누구요?) 하며 문을 여니 내 나이쯤 되어 보이는 중년의 신사와 그의 아버지 정도로 보이는 깔끔한 양복차림의 노인이 서 있다. 손에는 전단지를 들고 있다. J교회에서 전도를 나온 것이다. 이 동네 인종 분포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다. 가끔 라틴계 사람들이 가방을 들고 동네를 도는데, 그들은 절대 우리 집 문은 두드리지 않는다. 우리 집에는 늘 한인들이 찾아온다. 그동안은 중년의 여인들이 짝을 지어 찾아오곤 했는데, 신사복을 입은 남자들이 오기는 처음이다. 성당에 다닌다고 하면 말이 길어질 것 같아 종교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더니, 그가 하는 말이 내가 얼굴이 좋아 보인다고 한다. 거의 같은 말을 얼마 전 은행에서도 들은 적이.. 2020. 8. 17.
잘 살고 계십니까? 흔히들 돈이 많은 사람을 보고는 “잘 산다” 고 하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보고는 “못 산다” 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잘 살고 못 산다는 것은 사람답게 산다는 의미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쌓아둔 부의 양을 일컫는 말이다. 이상적인 사회는 그 구성원들이 모두 자신의 능력껏 생산을 하고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는 집단일 것이다. 능력과 형편에 따라 많은 양을 생산하고도 적게 소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 생산은 적게 했지만 형편상 그 이상을 소비해야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구 상에 이렇게 살고 있는 집단은 극히 드물다. 사람들은 쓰고 남은 것은 나와 내 가족을 위해 남겨두고 싶어 한다. 남보다 좀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애쓰고 노력한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기술과 문명이 진.. 2020.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