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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2

카사노바 호텔 ‘아나 에르노’의 작품을 처음 읽어 보게 되었다. 프랑스 작가인 그녀는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카사노바 호텔’은 전체 길이가 127페이지인 매우 짧은 책인데, 그 안에 12편의 글이 실려 있다. 자전적이라는 인상을 풍기는 에세이와 소설들이다. 프랑스 작가답게 그녀의 글에는 프랑스 영화의 분위기가 있다. 무절제하고 방종한 듯, 다른 말로는 자유분방한 분위기다. 표제작 ‘카사노바 호텔’의 여자 주인공은 병원에 있는 어머니의 병이 급속히 악화되는 가운데 P라는 남자와 러브호텔에서 사랑 없는 정사에 열중한다. 그녀는 “쪼그라들어가는 어머니의 몸뚱어리를 견디자면 오르가슴이 필요했다”라고 말한다. 차츰 만나는 간격이 뜸해지다 헤어진 그를 어느 날 오페라역 승강장 맞은편에서 보게 된다. 그는 머리가 하얗.. 2023. 1. 2.
과거를 잃은 남자 ‘파트릭 모디아노’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읽었다. 화자 ‘기 롤랑’은 과거의 기억을 잃은 사람이다. 그는 ‘위트’가 운영하는 흥신소에서 8년 동안 일을 했다. 흥신소가 문을 닫게 되자, 그는 고용주였던 '위트'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과거를 찾아 나선다. 유일한 단서는 한 장의 낡은 사진과 부고기사뿐이다. 그는 피아니스트, 정원사, 사진사 등 자신에 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닌다.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시기의 유럽이 무대다. 기와 그의 친구들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 프랑스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책에는 산발적으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며 같은 사람이 여러 개의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기와는 어떤 관계인지 뚜렷치 않다. 그래서 이 책은 이야기를.. 2021.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