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뱅이1 보고 싶다 친구야 가끔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이름은 진작부터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그를 친구로 기억하지만, 그는 나를 이미 잊었는지도 모른다.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귀하던 시절, 더운 여름날이면 외가의 문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더위를 식히곤 했다. 내가 친구라고 기억하는 아이는 엄마와 둘이 살고 있었다. 외가는 관훈동에 있었는데, 바로 옆동네인 인사동에는 요정이 많았다. 그 아이의 엄마는 그런 요정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오후가 되면 짙은 화장을 하고 출근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공통점은 소아마비를 앓았다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난 아예 걷지를 못했지만, 그 아이는 목발을 짚고 다녔다는 것이다. 누가 먼저 말을 건넸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우린 친구가 되었고, 엄마가 일나 간 오후가 되면.. 2020. 6.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