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1 난 여름에도 반바지를 입지 않는다 무더운 날씨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밖에 나가보면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의 수가 부쩍 늘었다. 금년 여름에도 변함없이 난 긴바지를 입고 지낸다. 내 옷장에는 아예 반바지가 없다. 내 나이 열두, 세 살 때쯤의 일이 아닌가 싶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여름이 되면 짧은 바지를 입고 지냈다. 아버지의 심기가 안 좋았었는지 아니면 평소부터 마음에 담아두고 계시던 생각이었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날도 나는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형제들은 모두 학교에 가고 아마도 집에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꾸짖는 투로 왜 아이에게 반바지를 입혀 보기 흉한 다리를 내놓고 있느냐며 긴바지를 입히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날 바로 긴바지로 갈아있었는.. 2020. 7.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