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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5

펜데믹 이후 미국이나 한국이나 정부의 보도는 믿기지 않을 때가 많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온도와는 많이 다른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대단치 않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시장의 기류는 다르다. 코로나 펜데믹 동안 미국 정부는 2.59조 달러라는 어머어마한 양의 돈을 시중에 풀었다. 일부 고소득층을 제외한 전 국민에게 3차에 걸쳐 경기부양 지원금을 지급했고, 기업과 상인들에게도 무상 또는 초저금리로 돈을 내주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융자금은 서류를 갖추어 제출하면 탕감받을 수 있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실업수당 외에 추가로 매주 $600 달러를 지급해 주었다. LA 시의 경우 펜데믹 직전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14.25이었다. 주 40시간 일을 해서 버는 돈은 $570, 실업수당은 주.. 2021. 6. 2.
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을 TV로 보았다. 미국 온 지 40년, 이번처럼 대선부터 당선, 취임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적은 없었다. 그 넓은 광장을 시민들 대신 깃발과 무장 군인들로 채운, 참으로 미국답지 않는 모습이다.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시작해서, 아버지 부시, 클린턴, 아들 부시, 오바마, 트럼프, 그리고 이번 대선까지 빠짐없이 투표를 했다. 계속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주다가 오바마의 재선 때부터 민주당 후보를 찍는다. 미국 민주주의의 기초는 결과에 승복하고 다수가 선택한 길을 함께 가는 것이다. 이런 정서는 사회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 심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들의 실수는 바로 승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간혹 심판의 오심으로 중요한 경기의 결과가 바뀌는 경우를 보게 된.. 2021. 1. 24.
폭동인가, 혁명인가 2021년 1월 6일 워싱턴의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진 폭동이 정치테러인지 시민혁명의 시작인지는 시간이 흐른 후 역사가 밝혀 줄 것이다. 그동안 미국의 대도시에서 발생했던 폭동이 방화와 약탈로 이어졌던 것에 반해 이번 사태는 의사당을 점거하며 나름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단순 폭동은 아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의 기류로는 이번 사태는 돌발행동의 달인 트럼프가 부추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일회성 소동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그를 지지하고 따르던 다수의 정치인들과 보좌진이 등을 돌리고 있고,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는 이번 기회에 아예 트럼프의 정치 생명을 끝내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히 선거 결과에 대한 트럼프의 불만에서 시작된 일은 아니다. 그보다 훨씬 뿌.. 2021. 1. 12.
어떻게 떠날 것인가 선거가 끝나고 5일 만에 마침내 바이든이 미국 46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미국 선거에서는 개표가 완전하 끝나지 않아도 당락이 결정되면 패자가 승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를 해주고, 단상에 올라 자신을 도와주었던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그다음, 승자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의 뜻도 잘 받아들여 화합의 정치를 하겠노라는 승리의 연설을 하게 된다. 어제는 축하전화도,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고 패배를 인정한다는 연설도 없었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부정선거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미국 시민권을 딴 후 30여 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대통령 선거 투표를 했다. 하지만 내가 뽑은 대통령이라는 느낌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절실했던 선거다. 미국에 사는 대다수 한인들은.. 2020.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