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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2

오해 오해는 크리스마스 며칠 전 우리 집 문 앞에 놓여 있던 레몬 한 봉지로 시작되었다. 외출에서 돌아오니 아마존 배달 상자 위에 갓 딴 것 같은 싱싱한 레몬이 한 봉지 놓여 있었다. 잠시 후, 아내와 나는 2년 전 이사 온 옆집 부부가 준 것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우리 집 왼쪽 옆집에는 ‘와니타’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그 집 뒷마당에는 커다란 레몬나무가 있어 매년 몇 차례 레몬을 얻어먹곤 했었다. 아내는 그 레몬을 썰어 설탕에 재워 놓았다가 레모네이드를 만들기도 하고, 즙을 내어 화장수를 만들어 얼굴에 바르기도 했다. 와니타 할머니와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선물도 주고받았다. 2년 전, 할머니는 집을 팔고 타주에 사는 딸네 곁으로 갔고, 그 집에는 중년의 부부가 이사를 왔다. 그동안 오며 가며 인사만.. 2024. 1. 20.
달력에 걸린 세월 한 장 남았던 것을 떼고 벽에 달력을 새로 달았다. 난 사진보다는 그림이 들어있는 달력을 좋아한다. 요즘은 달력 인심들이 좋아져 음력과 절기가 들어있고 한국과 미국의 공휴일이 모두 들어있는 미주용 달력을 흔하게 구할 수 있다. 60-70년대 한국에서는 달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상조회를 하며 은행거래가 많았던 외할아버지는 연말이 되면 이곳저곳 은행에서 달력을 얻어다가 정초에 인사 오는 일가친척들에게 나누어 주며 생색을 내곤 하셨다. 재미있는 것은 은행 달력을 걸면 돈이 들어온다고 해서 미주 한인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시골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사진 아래 12달이 모두 한 장에 들어 있는 달력이 나돌았고, 이발소나 식당에 가면 맥주회사에서 나누어 주는 달력이 있었다. 이런 달력에는 예외 없이 여.. 2020.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