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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2

꽃이 피고, 꽃이 지고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다. 봄은 꽃으로 시작한다. 매일 다니는 길에도 여기저기 꽃잔치가 벌어졌다. 우리 집 뒷동산은 작년 가을 마른풀들을 모두 제거했더니, 새로 자란 풀 사이로 들꽃이 한창이다. 노란 꽃, 흰꽃, 보라색 꽃들이 키재기를 하며 매일 피어난다. 복숭아나무의 꽃은 이미 지고 벌써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감나무에는 새로 잎에 빼곡히 났는데,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얼마 후에는 꽃도 필 것이다. 5년 일기를 쓴 지 2년이 되었다. 작년 이맘때 쓴 글을 보니, 온통 코로나 예방접종 이야기다. 차례가 빨리 오지 않아 발을 구르고, 막상 자격이 되었지만 예약을 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작년 3월 일기에도 비와 꽃과 봄이 함께하는 일상이 들어 있었다. 1년이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우리가 다.. 2022. 3. 23.
봄이 좋아졌다 어려서는 가을과 겨울을, 낮보다는 밤을 좋아했다. 아마도 인생에도 끝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떨어진 낙엽이 바람에 구르며 내는 소리,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이 좋았다. 모두가 잠든 밤, 램프를 켜고 음악 방송을 들으며 한 소녀에게 편지를 쓰곤 했었다. 쓰다가 지우고, 다시 쓰다 버리고, 어떤 것은 부치지도 못하고. 이놈들이 처음 나타난 것은 7-8년 전의 일이다. 연두색 풀 속에 노란 꽃이 몇 개 보이더니 그 후 매년 아래로 내려오며 숫자가 늘어났다. 3-4년 전, 비가 많이 왔던 봄에는 뒷동산 가득 피기도 했었다. 금년에는 날씨가 가물어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3월 상순 몇 차례의 비에 뒷동산이 초록으로 변하더니 며칠 전부터 꽃이 피기 시작했다. 매일 그 숫자.. 2021. 3. 28.